“비트코인은 디지털 금”…모건스탠리, 가상자산 투자 공식 권고에 금융권 지각변동
현지시각 7일, 미국(USA) 투자은행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가 비트코인(Bitcoin)을 ‘디지털 금(digital gold)’으로 공식 인정하고, 글로벌 투자위원회(GIC) 명의로 적격 투자자 포트폴리오의 최대 4%를 디지털 자산에 할당할 것을 권고했다. 이번 권고는 미국 월가 주요 기관에서 전례 없는 공개 조치로, 암호화폐가 투기를 넘어 본격적인 자산배분 대상으로 진입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모건스탠리 GIC는 2025년 10월 투자 자문 메모에서 “비트코인은 희소성을 갖춘 부의 저장 수단으로 금과 유사한 속성을 지닌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균형 성장형 투자자는 약 2%, 기회 추구형은 최대 4%까지 비트코인 비중을 편입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다만 변동성에 민감한 자산 보존형 포트폴리오에는 암호화폐 노출을 권하지 않았다. 투자 방식에서도 직접 보유보다는 ETF(상장지수펀드) 등 규제된 제도권 상품을 통한 접근이 강조됐다.

이번 권고의 배경에는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12만5천 달러를 돌파하며 희소 자산으로서 재조명받고 있고, 거래소 내 보유량이 수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기관 투자자의 진입 여건이 무르익었다는 시장 분위기가 반영됐다. 또한 미국 정부 셧다운 우려, 인플레이션과 달러 약세 등 거시 악재가 겹치면서, 비전통적 헤지 수단으로서의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점도 주요 요인이다.
이 같은 제도권 수용 신호에, 금융업계 전반의 투자 행태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모건스탠리는 자회사 이트레이드(E*Trade)와 제로해시(Zerohash)를 통한 리테일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 도입을 2026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이를 계기로 약 2조 달러 규모의 글로벌 자문 네트워크가 운용하는 투자 포트폴리오에도 실질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미국 자산운용 업계가 비트코인 등 디지털 자산을 제도권 내 주류 자산군으로 본격 편입하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위험 요인도 명확히 지적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암호화폐의 변동성은 여전히 높으며, 시장 스트레스 상황에서 기존 자산과 상관관계가 커질 수 있다”며 투자 비중이 과도하게 늘어나지 않도록 주기적 리밸런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은 “제도권 자금 유입 확대가 앞으로 암호화폐 시장의 ‘체질 변화’를 예고하지만, 정책 명확성·ETF 승인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질 확산은 더딜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의 ‘디지털 금’ 인정이 국제 금융질서에도 구조적 변화를 촉진할 수 있지만, 제도적 성숙·정책 일관성 확보가 관건”이라고 전망한다. 결국 이번 조치가 향후 글로벌 자산배분 트렌드 및 투자 정책 전반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