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들이 행사 비용 LH가 대납 부적절”…감사원, 윤석열 정부 경호처에 주의 조치
윤석열 정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간 예산 사용을 둘러싼 논란이 진실 공방 속에 다시 불거졌다. 대통령실 집들이 행사 비용이 LH 용산공원 예산에서 지출된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적절하지 않다고 결론 났다.
감사원은 11월 3일 대통령경호처에 주의 조치와 함께, 경호처·국토교통부·LH에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6월 19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 직후 청와대에서 용산 대통령실로 집무실을 이전하면서 ‘안녕하세요! 새로 이사 온 대통령입니다’라는 이름으로 약 400명이 참석한 집들이 행사가 대통령실 경내에서 열렸다. 총 소요 예산은 2억7천여만 원이었다.

이 행사 예산을 LH가 용산공원 조성사업 예산에서 지원한 것이 적절한지 논란이 집중됐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관련 의혹이 불거지자 국회의 감사 요청에 따라 감사원이 조사를 실시했다. 감사 과정에서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이 비공식 임시조직을 만들어 동기인 육군사관학교 출신 인사에게 용산공원 홍보 및 행사 준비를 맡긴 정황이 확인됐다.
감사원은 실질적으로 집들이 행사가 김용현 전 경호처장의 지시하에 대통령을 ‘가까운 이웃’으로 알리기 위한 대통령실 별도 행사였다는 점, 그리고 경호처 비공식 조직 주도로 행사가 이뤄졌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감사원은 "LH가 예산을 대통령실 집들이 행사 비용으로 집행한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관련자들이 고의로 법을 위반한 정황은 없다"며 개인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
한편, 국회가 지적한 용산공원 위탁관리업체 선정 과정에서의 특정 업체 밀어주기 의혹과 관련해선, 입찰 당시 2개 회사 중 1개 회사만 제안서를 제출해 불가피하게 수의계약으로 사업이 진행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별다른 문제를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의계약 위탁업체가 사전 승인 없이 하도급을 주거나 대금을 과다 지급받은 부분 등 일부 관리 소홀은 확인됐다며, LH에 주의를 촉구했다.
정치권은 감사원 보고서를 토대로 윤석열 대통령실과 LH 간 관계, 예산 집행 과정의 적정성 여부에 대해 다시 한 번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경호처와 국토교통부, LH 등 관계 기관은 이날 지적 사항을 바탕으로 재발 방지에 나설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