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 만에 깨어난 화산”…러시아 캄차카 강진 여파로 지역 대혼란
현지시각 3일, 러시아(Russia) 동부 캄차카(Kamchatka) 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8.8의 강진 이후, 약 600년 동안 활동하지 않았던 크라셰닌니코프(Крашенинников) 화산이 다시 분화해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안기고 있다. 이번 조치는 러시아 및 인접 국가에 직접적 재난 경보와 사회적 혼란을 촉발시키고 있다. 지진과 잇따른 화산 분화는 러시아 식 자연재해 역사상 보기 드문 복합적 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현지시각 기준 8월 3일, 러시아 화산지진학 연구소는 크라셰닌니코프 화산에서 해발 56km 상공까지 치솟는 화산재 분출 장면을 공개했다. 캄차카 화산 폭발 대응팀(KVERT)은 해당 화산이 15~16세기에 마지막 분화를 기록한 이래 최소 475년, 길게는 약 600년여 만에 최초로 활동을 재개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분출에는 화산 경사면 균열, 용암 돔 형성, 증기와 가스 방출, 광범위한 화산재 확산이 수반됐다. 크로노츠키 자연보호구역 일대는 화산재로 덮이며 환경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캄차카 강진은 지난달 30일 동쪽 해역에서 발생해, 이후 여진과 함께 활화산인 클류쳅스카야(Ключевская)도 분화했다. 전문가들은 크라셰닌니코프 화산의 재분화가 바로 이 지진에 기인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KVERT는 “캄차카 일대 지각 활동 증가는 화산권역 전반의 불안정성을 키웠다”고 평했다.
지역 사회 및 교통·항공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크라셰닌니코프 화산에는 항공 위험 경보 ‘주황색’이 발령돼, 일시적 항공편 중단 가능성이 커졌다. 전문기관은 주변 국가 및 항공사들에 화산재 피해 예방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세베로쿠릴스크(Severokurilsk)를 포함한 사할린(Sakhalin) 일부 지역은 홍수 및 추가 재난에 대비해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이번 초강진은 러시아뿐 아니라 일본(Japan), 하와이(Hawaii), 에콰도르(Ecuador) 등 태평양 전역에도 연쇄적 충격을 주고 있다. 일본, 하와이 등에는 쓰나미 경보가 내려졌고, 하와이에서는 최대 1.8m의 파도가 밀려와 수백만 명이 긴급 대피했다. 러시아 북극권 항구 일부에도 직접적 홍수 피해가 파급되고 있다.
CNN 등 해외 주요 언론은 “역사상 손꼽히는 화산·지진 연쇄 사태”라며, 지역 재난 대비 체계의 한계를 지적했다. BBC 역시 “캄차카의 자연재해는 국제항로와 동북아 항공 운영에도 현실적 위협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지각·해양 환경의 불안정성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하며, “캄차카 사태는 앞으로 글로벌 재난 대비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국제사회는 이번 지진·화산 연쇄재해가 향후 재난 관리, 기후 전략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