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윤 A매치 데뷔골”…홍명보, 홍콩전 무실점→2연승 질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 밤바람이 스며드는 순간, 그라운드 위 선수들의 발끝은 쉼 없이 움직였다. 강상윤이 A매치 데뷔골로 선제점을 올리고, 이호재가 포효하듯 두 번째 골을 만들며 대표팀의 집중력과 투지는 여전히 뜨거웠다. 홍명보 감독의 굳은 표정은 승부의 결연함을 담고 있었고,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희망 어린 목소리로 또 한 번 박수를 보냈다.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2차전이 7월 11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펼쳐졌다. 이날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1차전에서 중국을 3-0으로 꺾은 기세를 이어 홍콩을 상대로 전술 실험에 나섰다. 경기 초반 대표팀은 선발 명단 전체를 바꾸며 다시 한 번 변화의 승부수를 던졌고, 전반 내내 여러 차례 공격 기회를 무산시키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후반에 들어서면서 대표팀은 한층 날카롭고 적극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결국 강상윤과 이호재가 연달아 골망을 흔들었고, 두 선수 모두 이날 A매치 첫 득점이라는 감격을 맛봤다. 홍명보 감독은 “전반에 약간의 수정이 이뤄진 뒤 후반 경기력이 확실히 달라졌다”며, “강상윤은 전체적으로 뛰어난 모습을 보였고, 이호재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성장 계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대회 경기에서는 스리백 수비 전술에 다양성을 더하는 등 월드컵 본선 대비 복수의 옵션을 시험했다. 문선민과 모재현이 윙백에 배치되는 등 낯선 조합으로도 공수 균형을 유지하며, 해외파 합류 시에도 현재의 공격적 스타일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대표팀은 이 승리로 2경기 연속 무실점, 2연승이라는 기록을 이어가며 다음 일본전 결과에 따라 E-1 챔피언십 트로피를 놓고 마지막 승부를 펼치게 됐다. 상대 일본 역시 직전 경기에서 홍콩을 6-1로 압도한 상황이기에, 한일전 승부에 쏠리는 관심도 한층 높아졌다. 홍명보 감독은 “항상 마지막 한일전에서 우승이 가려졌다”며 “남은 기간 컨디션을 최대한 끌어올려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반면, 2연패를 기록한 홍콩의 애슐리 웨스트우드 감독은 객관적 전력 차이를 인정하며 “FIFA 랭킹 23위인 한국에 패배한 것은 예상됐던 일”이라고 평가했다. 웨스트우드는 이번 한국전에서 조직적 두 줄 수비로 실점 최소화에 집중했고, 남은 중국전에서는 보다 공격적인 전술로 승점 확보를 노리겠다고 밝혔다.
용인 미르스타디움을 메운 관중들의 박수와 환호가 가시지 않는 밤, 대표팀의 무실점 승리와 새로운 스타의 탄생은 모든 이에게 또 다른 기대와 위로를 남겼다. 동아시안컵 결승의 무게가 더해질 한일전은 7월 1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대표팀은 남은 기간 치밀한 준비를 예고하며, 챔피언십 마지막 무대에서 또 한 번의 뜨거운 순간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