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1·2인자 압수수색영장 피의자 적시”…특검, 김건희 목걸이·가방 청탁 의혹 정조준

통일교 고위층과 김건희 여사 관련 청탁을 둘러싼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이모 천무원 중앙행정실장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로 압수수색영장에 명기한 사실이 18일 드러났다. 여야 갈등 속 단체 고위 인사까지 겨냥하며 정국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날 가평 통일교 본부와 서울 용산구 통일교 한국협회본부 등 10여곳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한 총재와 ‘통일교 2인자’로 불리는 이씨는 압수수색영장 피의자에 포함됐으며, 검사와 수사관들은 현장 문서와 PC 파일 확보 작업을 벌였다.

특검팀은 2022년 4~8월 전성배씨(건진법사)가 김건희 대통령 배우자에게 고가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샤넬 가방 등을 건넸으며, 이를 대가로 통일교 현안에 대한 청탁이 이뤄졌다는 의혹에 집중하고 있다. 물품 및 청탁 전달 실무를 맡았던 윤모 전 세계본부장 역시 피의자 신분으로 압수수색 대상에 올랐다. 그는 오는 20일 오전 10시 특검에 소환돼 구체 경위를 조사받을 예정이며, 해당 자택 역시 압수수색을 받았다.

전씨 측은 기존 검찰 조사에서 “물건을 윤씨로부터 받았으나 모두 분실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전씨와 윤씨, 김 여사 자택까지 연이어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문제의 목걸이와 가방 실물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윤씨는 검찰 조사에서 청탁 사실을 일부 인정하는 한편, “한학자 총재 결재 후에 실행된 일”이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통일교 측은 윤씨의 행동이 “개인 일탈”이라고 선을 그으며, 교단 공식 관여는 없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윤 전 본부장은 사건 이후 교단에서 축출됐다.

이번 압수수색을 계기로 특검팀은 윤씨 행위에 통일교 지도부 즉 한 총재와 이씨 등 핵심 인사가 얼마나 관여했는지 추가 수사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여당과 야당은 이번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 청탁 경위를 놓고 날 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통일교 사건이 정국의 또 다른 격랑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검팀은 확보된 증거를 토대로 지도부 개입 정황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