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낀 하루, 자연 속으로”…함평에서 만난 여유로운 하루
요즘은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의 품에 안기고 싶은 이들이 많아졌다. 예전엔 먼 곳으로 떠나야만 여행이라 여겨졌지만, 지금은 가까운 곳에서 조용히 나만의 시간을 찾는 이들이 더 늘고 있다.
구름이 많은 늦여름 날, 전남 서남부 함평군의 시간은 평화롭게 흐른다. 낮 최고 기온이 31도를 오르내리는 날, 함평자연생태공원엔 산책을 하며 쉬어가는 이들로 북적인다. 군 대동면에 위치한 이곳은 나비와 잠자리, 꽃과 난초, 물고기까지 모두 어우러진 테마별 공간을 갖췄다. 계절마다 생태 체험이 가득해 봄엔 난대전, 가을엔 국향대전으로 동네에 활기를 더한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최근 주말마다 공원 산책로를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 SNS를 통해 자주 공유되고, “오늘의 자연 한 조각”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꽃길 사진이 이어진다.
조금 더 고요한 시간을 원한다면 해보면 용천사를 찾는 이들이 많다. 오랜 역사를 간직한 절집과 산자락, 나무 사이로 퍼지는 고요한 공기를 마시며 “마음이 맑아진다”는 이야기가 오간다.
트렌드 분석가 이도영은 “사람들이 자연과 한 번 더 연결되길 바라는 심리가 깊어졌다. 복잡한 삶 속에서의 소박한 휴식이야말로 현대인의 내적 여행”이라고 표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차량에서 영화를 보는 게 처음인데, 의외로 편하고 낭만적”이라는 후기처럼, 함평자동차극장은 요즘 이색 데이트나 가족 나들이로 소문나 있다. 저녁이면 함평엑스포공원에 대형 스크린이 켜지고, 180대의 차들이 조용히 모인다. 최신 영화와 자연, 별빛이 함께 하는 그 풍경에 “이제 이런 날이 당연해졌다”는 반응도 자연스럽다.
사소한 여행이지만, 그 안엔 삶의 리듬을 새로 짜는 경험이 담겨 있다. 사람들이 자연을 찾고, 사찰의 고요함을 나누며, 자동차 안에서 영화를 보는 하루. 지금 이 시간의 변화는 누구나 겪고 있는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