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17억의 행운, 16명에게 왔다”…로또 1등 당첨의 현실과 일상 속 기대

신도현 기자
입력

“요즘 로또를 사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막연한 꿈이라 여겨졌지만, 지금은 매주 토요일 어김없이 찾아오는 평범한 일상이 됐다.”

 

10월 11일 열린 제1193회 로또 추첨. 맞춘 번호는 6, 9, 16, 19, 24, 28. 새벽부터 줄을 서거나, 근처 편의점에서 무심코 한 장을 산 누군가에게 ‘1등’이라는 인생 반전이 찾아왔다. 이번 회차에 1등은 16명, 각자 17억 1,701만원이라는 거금의 주인공이 됐다.

제1193회 로또당첨번호
제1193회 로또당첨번호

그만큼 1등의 꿈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당첨금의 크고 작은 현실, 그리고 그 뒤에 따라오는 숫자들이 우리 일상 속 로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당첨금 17억여 원에 33%의 세금이 붙는다. 세금을 제하고 실제 손에 쥐는 금액은 11억 5,039만원. 흔히 ‘세금 떼고 얼마냐’는 말이 나오지만, 단순히 액수만이 전부일까.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이번 회차에 2등은 84명(5,450만원), 3등은 3,635명(125만원), 4등 175,936명(5만원), 5등 2,782,376명(5천원) 등 수많은 당첨자가 등장했다. 누적된 데이터도 흥미롭다. 로또가 시작된 뒤 1등 당첨자는 9,890명, 평균 1등 당첨금은 20억 2,015만원. 가장 많이 나온 숫자는 34(203회), 그 뒤를 12, 27, 13 등 숫자가 잇는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소확행의 대리 경험’이라 부른다. 트렌드 칼럼니스트 김정은은 “복권은 불확실성 속에서 작은 희망을 사는 소비 심리의 반영”이라 느꼈다. “단번에 인생이 바뀌지 않아도, 그 기대와 설렘이 반복된다”는 것. 사회심리학에서도 ‘기대의 루틴’이 현대인의 일상에 긍정적 활력소로 작동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SNS에는 ‘오늘도 꽝’, ‘아깝게 번호 하나 차이’라는 인증이 넘친다. 당첨금으로 하고 싶은 일, 지금 쓸 가계부, ‘일단 기부부터’ 등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내가 될 리 없다’면서도, 매주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일상이 누군가에겐 루틴 그 이상이다.

 

이렇듯 로또는 단순한 숫자놀이가 아니다. 매주 반복되는 작은 기대, 커뮤니티를 잇는 공감, 그리고 통계 속 자신의 존재를 상상하는 미묘한 기쁨. 그런 마음이 모여 삶의 리듬을 바꾸고, 나만의 ‘작은 가능성’을 확인하는 시간으로 남는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신도현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로또#동행복권#로또당첨번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