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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R로 방구석 세계여행”…삼성, 구글과 뭉쳐 확장현실 ‘직관성’ 강화

윤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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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구글과 협업해 선보인 XR(확장현실) 헤드셋 ‘갤럭시 XR’이 개인 가상현실 경험의 패러다임을 다시 쓰고 있다. 착용의 간편함, 손짓 조작, 음성 인공지능(AI) 제미나이 연동 등 혁신적 사용자 경험이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좁히는 동시에, 여전히 남아있는 발열·배터리 등 물리적 한계가 향후 시장 경쟁의 관전 포인트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는 XR 헤드셋 시장이 ‘실제 주도권’ 경쟁의 분기점에 진입했다고 해석한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갤럭시 XR은 구글과의 협력으로 개발된 확장현실 기반 차세대 웨어러블 기기다. 착용 시 별도의 도구 없이 다이얼 조작만으로 머리 크기를 맞 추고, 손가락 탭 및 손바닥 제스처 등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구현했다. “헤이 구글” 음성 호출로 AI ‘제미나이’를 바로 불러, 구글맵과 연동된 ‘이머시브 뷰’ 등 몰입형 서비스도 자연스럽게 이용 가능하다. 미국·이탈리아·프랑스 등 전 세계 랜드마크를 집안에서 실감나게 감상하거나, 랜덤 이동으로 새로운 공간을 탐험하는 등 XR 콘텐츠 개방성이 대폭 강화된 점이 특징이다.

특히 이번 기술은 기존 XR 헤드셋의 복잡한 UI, 제한된 앱 환경, 인공지능 음성 명령의 불안정성 등을 크게 개선했다. 음성 명령의 인식 정확도, 사용자 계정 연동을 통한 기록 관리 등에서 실사용성을 한층 끌어올렸다. 하지만 검증된 기기임에도 손가락 탭 인식 오류나 패스스루(현실 투과) 화질에서는 경쟁사 대비 아쉬운 성능이 드러났고, 실제 10~15분 사용만으로도 이마 부분에 발열이 느껴져 몰입도의 제약이 분명했다.

 

시장성 측면에서 갤럭시 XR은 일상 속 가상 여행, 실감형 미디어, 교육 등 다양한 가치를 증명한다. 음성 맞춤 서비스와 직관적 조작은 장애인 등 새로운 수요자 접근성도 높이는 요소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사용시간이 최대 2시간30분에 불과한 외장 배터리, 본체에 배터리 단자 부재 등 ‘2중 장벽’은 풀어야 할 핵심 과제로 꼽힌다. 실내 이용 비중이 높고, 이동성 확보가 더딘 점 역시 대량 확산을 지연시키는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XR 시장에서는 애플 비전 프로, 메타 퀘스트3 등 경쟁 제품들이 등장해 각각 앱 생태계, 콘텐츠 연동 등에서 저마다의 강점을 키우고 있다. 애플은 고품질 패스스루와 iOS 연계, 메타는 가격 경쟁력·게임성 강화 전략을 내세운다. 삼성은 구글과의 소프트웨어 경험 차별화로 도전장을 냈지만, 물리적 제약과 생태계 영향력에서는 여전히 격차가 뚜렷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편, 디지털 헬스케어·교육 등 XR 활용이 확대되며 정부의 인증, 배터리 안전 규제, 개인정보보호 논의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업계는 “XR 기기 확산을 위해 물리적·제도적 허들을 동시에 낮춰야 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삼성전자가 후속 제품에서 발열 및 배터리 구조를 어떻게 개편할지, 또 ‘스마트 안경’ 형태 등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넓힐지도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상현실의 잠재력을 일상에 완전히 녹이기 위해선 기술 진일보와 제도 정비가 맞물려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산업계는 이번 XR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윤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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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갤럭시xr#구글제미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