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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옆 커피 한 잔”…강릉의 여름, 더위도 쉬어가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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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옆 커피 한 잔”…강릉의 여름, 더위도 쉬어가는 시간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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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이제는 날씨보다 장소의 매력에 마음을 둔다. 뜨거운 태양 아래서도 바닷바람을 맞거나, 시원한 커피 한 잔을 손에 쥔 강릉의 여름이 바로 그렇다. 예전에는 한여름의 바다 여행이 다소 힘겨운 선택이라 여겨졌지만, 강릉에서는 오히려 무더위가 새로운 풍경이 되는 계절의 일상이 됐다.

 

요즘 강릉을 찾는 이들은 해변에서의 여유와 도심 속 달콤한 쉼, 그리고 자연이 주는 시원함까지 두루 경험한다. 대표적인 명소 ‘강문해변’은 한적한 분위기와 푸른 동해의 시원함으로 이른 아침부터 찾는 걸음이 많다. SNS에는 파라솔 아래에서 맨발로 모래를 만지거나, 솔밭길 산책을 즐기는 인증 사진이 줄을 잇는다. 최근에는 책 한 권과 함께 해변에 머무는 ‘피서 독서’도 인기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강문해변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강문해변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7월 29일 오전 강릉의 기온은 30.5도, 오후에는 35도까지 오를 전망이다. 자외선 지수도 높지만, 대기 질이 무난해 도심 속 나들이 역시 활기를 띤다. 도심에서는 바다 풍경을 끼고 들어선 ‘강릉커피거리’가 각광받는다. 바다를 내려다보는 창가석에 앉아 커피를 마시거나, 개성 있는 카페 인테리어를 찾아 나서는 이들이 적지 않다.  

 

로컬 체험을 원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초당순두부마을’도 빼놓을 수 없다. 건강한 맛으로 유명한 초당순두부 한 끼는 여름 피로를 덜기에 충분하다는 반응이 많다. “기온이 올라갈수록 순두부 같이 부드럽고 산뜻한 음식이 더 끌린다”며 강릉의 식도락을 특별한 경험으로 꼽는 여행자들도 있다.  

 

자연과 전망을 동시에 잡고 싶다면 ‘와우안반데기’가 선택지다. 이른 저녁, 언덕 위에 앉아 바라보는 일몰과 밤하늘의 별빛을 두 눈에 담는 시간이 특별하다. 해발이 높아 해안가보다 한결 선선한 바람이 부는 것도 이점이다.

 

실내에서 더위를 피하고 싶은 가족 방문객에게는 ‘경포아쿠아리움’도 인기다. 다양한 해양 생물과 어린이 체험존이 준비돼 있어 가족 단위 여행자나 아이들과의 추억 만들기에 제격이다.  

 

한 여행 트렌드 분석가는 “강릉의 진짜 매력은 강렬한 여름 한가운데서 휴식과 취향을 조화롭게 누릴 수 있다는 데 있다”고 표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해도 뜨겁지만 오히려 그 안에서 더 시원함을 느끼게 된다”, “강릉 커피는 바닷바람과 함께 해야 제맛” 등, 다양한 경험담이 여행 커뮤니티를 채운다.

 

맑고 무더운 날씨 속 ‘여름 강릉’은 바다는 물론 고지대와 실내, 골목의 맛집과 카페까지 조화롭게 즐길 수 있다는 데서 삶의 새로운 리듬을 제안한다. 바쁘게 움직이기보다, 한참을 머물며 자신의 속도로 여행하는 시간. 그러다 보니, 이번 여름 강릉에서의 하루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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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강문해변#강릉커피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