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산 이탈 가속”…트럼프 재집권 압박에 글로벌 투자 지형 변화
현지시각 18일, 미국(USA) 금융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글로벌 자금이 미국을 떠나 유럽과 일본 등지로 흘러가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이는 무역구조 개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하 압박, 관세 정책 변화 등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 불확실성에 기인한 것으로, 투자자들이 미국 금융자산에 대한 신뢰를 재평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투자 컨설팅사 머서(Mercer)의 후만 카베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는 총 17조 달러 규모에 달하는 고객 자산 중 상당 부분이 미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관세 부과 확대, 재정적자 증가, 달러 약세 전망 등 다양한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자산 배분이 유럽과 일본을 포함한 여러 지역으로 다변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해방의 날’ 선언 직후 미 증시와 국채시장이 동반 하락세를 보인 것도 투자심리에 불확실성을 심화시켰다. 이후 미국 증시가 일부 회복했으나, 올해 들어 달러 기준 미국 주식 수익률은 주요 해외 시장 대비 뒤처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기업 마진 압박과 물가상승 가능성을 동시에 내포한 관세 정책, 그리고 연준의 금리 인하 여력 축소 가능성 등에 주목하고 있다.
정치적 요인도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독립성을 두고 공개적으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심지어 일부 이사 교체를 시도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자금은 위험 분산을 위해 미국 자산 비율을 줄이고 있다는 평가다. 카베 머서 CIO는 “연준에 대한 정치적 개입이 투자 환경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변화는 투자 패러다임 자체를 흔들고 있다. 머서 등에 따르면, 유럽과 일본 주식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고, 인공지능(AI) 붐과 결합한 벤처캐피털 등 비상장 자산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미 국채와 주식에 대한 해외 자금 유출이 가속화될 수 있으며, 중기적으론 달러 약세 전환이 인플레이션 압력과 정책 불확실성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장기적으로는 미국 금융시장의 독보적 위상 약화까지 우려된다.
CNN 등 주요 외신은 “미국 금융 중심지로서의 지위가 시험대에 올랐다”고 진단했고, 뉴욕타임스는 “정책 리스크가 글로벌 투자 흐름을 재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아직 미국의 혁신 기업 경쟁력이 견고하다고 평가하며, 이러한 이탈 현상이 일시적일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하고 있다.
결국 시장의 향방은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정책, 연준의 대응, 글로벌 자금의 위험 선호 변화에 달려 있다. 전문가들은 AI를 비롯한 신기술 투자가 향후 글로벌 경제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하며, 미국 정책의 불확실성이 자본 흐름의 새로운 분기점을 형성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국제사회는 미국 금융시장 변동성과 글로벌 투자 지형의 재편 여부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