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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34 짜릿한 순간”…우상혁, 도쿄서 은메달 2관왕→한국 육상 새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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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34 짜릿한 순간”…우상혁, 도쿄서 은메달 2관왕→한국 육상 새 역사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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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국립경기장을 가른 팽팽한 정적, 우상혁이 바를 응시한 순간의 숨결이 팬들의 가슴을 울렸다. 세 번째 시도, “할 수 있다. 상혁아”를 외친 그의 목소리가 경기장을 채웠고, 2m34를 넘은 순간 관중석에서는 뜨거운 함성이 터졌다. 높이뛰기의 한계와 자신과의 싸움을 동시에 증명한 은빛 점프, 그 뒤엔 한국 육상사의 새 역사가 함께 자리했다.

 

1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우상혁은 2m34를 극적으로 넘어 2위를 차지했다. 13명이 출전한 결선 무대에서 우상혁은 2m20과 2m24는 1차 시기만에, 2m28과 2m31은 2차 시기에서 성공해 꾸준한 페이스를 유지했다. 가장 치열했던 2m34는 두 번의 실패 끝에 세 번째 도전에서 바를 넘어섰다. 이 승부처에서 우상혁에게 맞선 해미시 커 역시 3차 시기에 이를 넘었고, 두 선수는 모두 2m36에 도전했다.

“2m34 성공”…우상혁, 도쿄 세계선수권 은메달로 한국 첫 2관왕 / 연합뉴스
“2m34 성공”…우상혁, 도쿄 세계선수권 은메달로 한국 첫 2관왕 / 연합뉴스

최종 승자는 뉴질랜드의 해미시 커였다. 커가 2m36을 1차 시기에 넘으면서 분위기를 가져왔고, 우상혁은 2m38로 높이까지 올려 모험을 감행했으나, 아쉽게도 바를 넘지 못했다. 체코의 얀 스테펠라는 2m31로 동메달을 차지하며 3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 메달로 우상혁은 2022년 유진 대회에 이은 두 번째 세계선수권 은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이로써 그는 세계육상선수권 역사상 한국 육상 선수로는 최초로 2회 이상 메달을 쌓은 선수가 됐다. 한국이 이 대회에서 얻은 전체 메달은 이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로 늘었다.

 

올해 우상혁의 기세는 유독 특별했다. 실내외를 오가며 체코, 슬로바키아, 난징, 구미, 로마, 모나코 등 국제 7개 대회에서 연이어 우승을 기록했고, 특히 커와의 맞대결에서는 4전 전승을 기록하며 ‘무적’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도쿄 무대 최종전에서 2cm 차로 커에게 정상을 내주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그럼에도 우상혁은 세계실내선수권 2회 우승, 실외 세계선수권 2회 은메달이라는 대기록을 완성하며, 한국 육상의 저력을 온전히 세계에 각인시켰다. 경기 후 우상혁은 “더 강한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는 각오를 내비치며, 앞으로의 발걸음에 팬들의 기대를 한층 더하게 했다.

 

뜨거운 함성과 박수가 엇갈렸던 도쿄의 밤, 우상혁의 은빛 비상은 한 국가의 꿈을 현실로 바꾼 감동의 서사였다. 그의 도전은 한국 육상에 새로운 역사를 새기며, 앞으로도 계속될 ‘점프’의 가치를 예고한다.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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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혁#해미시커#세계육상선수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