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서 막말 논란”…곽규택, 박지원에 ‘사모님 뭐하세요’ 발언 사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16일 격한 언쟁 끝에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 야당 간사 선임안을 부결시켰다. 표결 과정에서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사모님 뭐하세요”라고 물어 막말 논란이 불거졌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고, 곽 의원은 정회 후 박 의원에게 직접 사과했다.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는 간사 선임 방식을 두고 시작부터 갈등이 고조됐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민주당 의원들의 요청을 받아 “간사 선임은 인사 사항인 만큼 무기명 투표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무기명 투표 결정에 반발하며 표결에 불참했고, 전체 투표수 10표 중 반대 10표로 나경원 의원의 간사 선임은 부결됐다.

표결을 앞두고 민주당은 나경원 의원의 과거 행보와 최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을 문제 삼으며 간사 선임을 강력히 반대했다. 박균택 의원은 “패스트트랙 사건, 초선 발언 등 나 의원의 선임을 반대할 이유가 10가지가 넘는다”고 주장했다. 특히 “윤석열 탄핵소추안 표결에는 불참하고,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을 막기 위해 용산 관저를 드나드는데 법사위 간사가 될 수 있냐”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국회 관례를 무시한 독단적 진행이라며 강하게 맞섰다. 주진우 의원은 “박균택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 재판 변호하던 분이 버젓이 법사위에 있다. 박지원 의원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으로 재판받고 있다”며 민주당 역시 자격이 없다고 꼬집었다.
공방은 박지원 의원이 나 의원 배우자가 법원장이라고 언급하면서 더욱 격화됐다. 곽규택 의원은 고령인 박 의원이 2018년 사별한 사실을 모르고 “사모님 뭐하세요”라고 발언했다. 박 의원이 “돌아가셨다”고 답하자 곽 의원은 “그렇죠, 그런 말씀 하시면 안 되는 거예요”라고 했고, 민주당에서는 “너무 무례하다”, “사람이냐”는 등 거센 항의가 이어졌다. 추미애 위원장 역시 “지나칩니다. 윤리위 제소감입니다”라고 경고했다.
회피하지 않던 곽 의원은 곧바로 정회 후 박 의원에게 다가가 “의원님 죄송합니다. 제가 몰랐습니다”라며 악수를 청했고, 박 의원도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민주당은 김현정 원내대변인 명의의 브리핑을 통해 “국회의원의 품격까지 바랄 것도 없다. 사람이 먼저 돼야 한다”며 곽 의원을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법사위는 나경원 간사 선임을 둘러싸고 여야 간 극심한 대립을 드러냈으며, 막말 논란이 정국의 또 다른 쟁점으로 부상했다. 정쟁 여파는 당분간 정치권 내 갈등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