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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줄기세포+ATP, 쥐 100% 발모”…탈모 치료 혁신 신호탄
IT/바이오

“지방줄기세포+ATP, 쥐 100% 발모”…탈모 치료 혁신 신호탄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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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줄기세포 기반 모발 재생 기술이 탈모 치료 시장의 패러다임을 흔들고 있다. 스페인 마드리드 산카를로스 임상병원 연구진이 발표한 동물실험에서 쥐의 100%에서 발모가 확인되면서, 재생의학을 통한 탈모 정복 가능성에 업계와 환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당 연구는 인간 지방에서 분리한 ‘지방유래 줄기세포’(adipose-derived stem cell, ASC)와 세포 내 주요 에너지원인 ‘아데노신 삼인산’(adenosine triphosphate, ATP)을 쥐 피부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 수컷 쥐의 경우 저용량 ASC와 ATP 동시 투여 시 100% 발모가 3주 만에 관찰됐다. 암컷의 경우 중간 용량에서 90%에 달하는 높은 발모율을 기록했다. 특히 이번 기술은 기존 미녹시딜, 피나스테리드 등 탈모 치료제의 한계를 넘어 세포 차원의 직접 재생 효과를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방줄기세포는 다분화능(여러 조직으로 분화 가능한 능력)을 가진 성체줄기세포의 일종으로, 상대적으로 조직 채취가 쉽고 자가 이식에도 위험이 낮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번 연구는 줄기세포와 ATP 간의 상호작용에 주목, 생존률과 분화 효율을 동시에 높여 모낭 재생을 촉진했다. 기존 모발 재생 시술은 주로 성장인자 투여 결과에 머물렀으나, 직접적인 줄기세포 및 에너지 공급 방식 도입은 성능 면에서 차별성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최근 들어 체내 줄기세포를 활용한 재생·이식 치료가 폭넓게 시도되고 있다. 국내외 바이오기업들도 피부와 두피 세포보충, 모낭 조직 재생을 목적한 후보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으며, 미국·유럽 연구진 역시 탈모·피부노화 분야 줄기세포 응용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일본, 미국 등 일부 국가가 자국 내 소규모 임상 시행을 허용하고 있으나, 대규모 상용화에는 규제 벽이 높은 실정이다.

 

규제 측면에서 이번 기술 역시 인간 대상 임상 완료 전까지는 실제 적용에 제한이 많다. 식약처와 FDA 등 주요 규제기관은 줄기세포 치료의 안전성과 유효성 입증을 핵심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동물실험에서 확인된 발모 효과가 실제 인간의 두피 환경에서도 재현되는지 추가 임상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산카를로스 임상병원 연구진 역시 “근본적 치료전환 신호로 볼 수 있지만, 임상 결과에 근거한 안전성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지방줄기세포 치료법이 향후 탈모와 피부재생을 넘어 암, 당뇨합병증 등 광범위한 난치질환의 신약 개발에도 파급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아직 임상 경과와 장기 부작용, 표준화된 시술법 정립 등 보완과제가 남아 있으나, 전문가들은 “기술 상용화가 사실상 정밀의료 신약 경쟁의 새 분기점이 될 수 있다”며 관찰을 이어가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연구가 실제 치료제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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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카를로스임상병원#지방줄기세포#탈모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