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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아웃 제도 폐지”…한국배구연맹, 외국인 자유계약제→프로배구 새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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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아웃 제도 폐지”…한국배구연맹, 외국인 자유계약제→프로배구 새국면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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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했던 트라이아웃 제도가 종지부를 찍었다. 자유를 향한 변화의 바람이 이제 한국 프로배구의 경기장에 불어온다. 오랜 무게를 지녔던 제도의 굴레를 풀며, 팬들과 구단, 선수 모두가 변혁의 서막을 맞이했다.

 

한국배구연맹은 6월 24일 제21기 7차 이사회 및 임시총회를 통해 외국인 선수 선발방식에 대대적인 전환을 발표했다. 2015년(여자부), 2016년(남자부)부터 이어온 트라이아웃 제도가 2027-2028시즌(외국인)과 2026-2027시즌(아시아 쿼터)을 끝으로 사라지며, 대신 자유계약제가 정식 도입된다. 이는 오래도록 제기돼온 기량 저하, 대체 선수 선발의 난맥상 등 여러 문제들을 고민한 끝에 내린 결정이다.

“트라이아웃 폐지 확정”…한국배구연맹, 외인 자유계약제→2027시즌 도입
“트라이아웃 폐지 확정”…한국배구연맹, 외인 자유계약제→2027시즌 도입

새로운 연봉 체계 역시 세부적으로 마련됐다. 남자부 외국인 선수는 1년 차 40만달러, 2년 차 이상 55만달러, 여자부는 30만달러 상한이 적용된다. 아시아 쿼터 역시 남자부 12만~15만달러, 여자부 15만달러로 상한선을 뒀다. 연맹은 연봉 상한 초과 시 곧바로 선수 등록 취소와 구단의 쿼터 박탈 등 강력한 제재를 명시하며, 향후 뒷돈 논란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연맹은 또 남자부 연봉 총액 상한도 5시즌에 걸쳐 2억원씩 감축해, 2029-2030시즌에는 48억1천만원까지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리그의 건전성 강화와 경쟁력 제고를 겨냥한 조치다.

 

심판진 인선에도 의미 있는 변화가 찾아왔다. 오랜 기간 베테랑으로 활약한 전영아 심판이 심판위원장 자리에 올랐다. 2005년 프로원년부터 1천 경기 이상을 소화한 경력자는 앞으로 리그 공정성의 한 축을 담당한다. 운영본부장과 경기위원장의 임기는 기존 체제를 유지한다.

 

이처럼 트라이아웃 제도 폐지는 단순히 운영 방식의 차원을 넘어 선수와 구단 간의 협상 환경을 근본적으로 흔든다. 앞으로 선수들은 시장의 새로운 질서 앞에 서게 되며, 팬과 프로구단 모두 이 변화 속에서 각자의 길을 찾게 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긴장과 설렘이 교차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연봉 투명화와 리그 전체의 내실 강화라는 소박한 소망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삶의 중요한 순간마다 찾아오는 결단의 무게는 스포츠계에도 예외가 아니다. 각 구단들이 맞이할 자유계약제 시대는 선수와 팬, 그리고 코트를 둘러싼 모든 이들에게 다시 한 번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한국배구연맹의 새로운 제도는 2027-2028시즌부터 공식 시행되며, 프로배구의 내일은 이제 또 다른 장 안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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