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카발RED로 PC모바일 공략…이스트게임즈, 저사양 MMORPG로 승부

정하준 기자
입력

이스트게임즈가 대표 지식재산권인 카발 온라인을 계승한 신작 카발RED로 글로벌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시장 공략에 나선다. 특히 PC와 모바일을 아우르는 크로스플랫폼 구조와 저사양 기기 최적화를 전면에 내세우며, 고사양 경쟁 일변도였던 MMORPG 시장에서 이용자 저변 확대 전략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작품이 장기 라이브 서비스가 핵심인 온라인 게임 비즈니스 모델을 재가동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이스트게임즈는 19일 카발RED 정식 출시를 앞두고 사전 다운로드와 캐릭터명 선점 이벤트 일정을 공개했다. 사전 다운로드는 21일 오전 11시 25분부터, 캐릭터명 선점은 22일 오전 11시 25분부터 시작된다. 정식 서비스는 25일 오전 11시 25분으로 시점을 고정해, 준비 과정 전체를 동일한 타임스탬프 아래 관리하는 방식이다.

카발RED는 원작 카발 온라인의 전투 감각과 핵심 세계관을 계승하면서, PC와 모바일을 동시에 지원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사용자는 데스크톱, 노트북,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기에서 하나의 계정으로 동일한 게임 환경을 이어갈 수 있다. 특히 노트북과 구형 스마트폰에서도 원활히 작동하도록 그래픽·네트워크 자원 사용량을 낮춘 점이 특징으로, 하드웨어 진입장벽을 낮추는 방식으로 이용자 풀을 넓히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게임 이용자는 사전 다운로드 기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클라이언트를 미리 설치하고, 정식 서비스 이전부터 캐릭터 구성을 설계할 수 있다. 서버당 최대 3개 캐릭터 생성이 허용돼, 직업별 조합과 파티 플레이를 염두에 둔 준비가 가능하다. 캐릭터명 선점은 초기 이용자 유입 경쟁에서 중요한 동인으로 작용해온 만큼, 이스트게임즈도 서버 부하 분산과 이용자 경험 관리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카발RED의 배경은 대파괴 이후 문명이 붕괴된 네바레스 세계이며, 재건 과정에서 벌어지는 세력 다툼과 비밀 결사 프로메테우스의 음모, 이를 예견한 제1현자 시리우스의 행보가 주요 서사를 이룬다. 기존 작품에서 이어지는 세계관과 인물 구성을 유지하면서도, 신규 이용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스토리 흐름을 재정리한 구조로 설계될 가능성이 있다.

 

직업 체계는 공격과 방어의 밸런스를 앞세운 포스 실더, 근접 화력 특화형 워리어, 순수 포스를 활용하는 위저드, 원거리 포스 화살을 사용하는 포스 아처, 포스 기반 검술을 구사하는 포스 블레이더 등 다섯 가지로 구성된다. 물리 공격과 포스 스킬을 구분해 역할을 명확히 나누는 방식으로 파티 플레이와 레이드 콘텐츠에서 직업별 차별화를 강화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포스 실더처럼 방어 능력을 겸비한 하이브리드 직업은, 모바일 환경에서 짧은 시간 동안 전투를 반복하는 최근 이용 패턴에 맞춰 생존력을 높이는 역할이 기대된다.

 

시장 측면에서 카발RED는 고사양 그래픽과 방대한 오픈월드를 전면에 내세우는 최신 MMORPG와 달리, 장기간 서비스 운영과 강한 커뮤니티 기반을 강조해온 PC 온라인 게임식 설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저사양 기기 대응을 전제로 한 크로스플랫폼 구조는, 네트워크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불안정하거나 고성능 기기 보급률이 낮은 신흥 시장에서도 적용 가능성이 있다. 이는 글로벌 퍼블리싱 단계에서 동남아시아, 남미 등으로의 확장 전략과 맞물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스트게임즈는 사전예약 참여자 전원에게 10만원 상당 인게임 아이템 패키지를 지급하고, 추첨으로 모바일 쿠폰을 제공하는 등 이용자 락인 전략도 병행한다. 사전예약 채널을 자체 페이지뿐 아니라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로 넓혀, 모바일 플랫폼 내 초기 노출과 순위 상승 효과도 동시에 노리는 구조다. 초기 이용자 몰입도를 높여 라이브 서비스 초반 이탈률을 낮추는 것이 수익성과도 직결되는 만큼, 사전 보상 정책은 핵심 지표로 작용할 전망이다.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는 이미 크로스플랫폼과 저사양 최적화가 중요한 경쟁 요소로 부상해 왔다. 서구권에서는 콘솔과 PC를 묶는 형태가 주류이지만,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서는 PC방 문화와 모바일 중심 사용 환경이 공존해 다중 기기 지원의 전략적 가치가 높다. 카발RED는 이 지점에서 기존 PC 이용자와 모바일 신규 이용자를 동시에 포괄하는 교차 지점을 겨냥한 셈이다.

 

다만 MMORPG 장르 특성상 콘텐츠 업데이트, 서버 안정성, 이용자 커뮤니티 관리 등이 장기 흥행을 좌우하는 만큼, 이스트게임즈가 출시 이후 어떤 라이브 운영 체계를 유지할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신규 서버 증설, 계정 보안, 결제 시스템 안정성 등 인프라 전반에 대한 대응 능력도 경쟁력 평가의 기준이 될 수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카발RED가 원작 IP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초기 이용자 유입에는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면서도, 크로스플랫폼 구조와 저사양 최적화라는 기술적 선택이 실제 매출 구조와 이용자 충성도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다. 산업계는 이번 신작이 온라인 게임 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재차 확장하는 계기가 될지, 치열해진 모바일 중심 시장에서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할 수 있을지에 시선을 모으고 있다.

정하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이스트게임즈#카발red#카발온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