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대 레전드 섭외”…넥슨, 팬덤 현실화로 게임·콘텐츠 지형 바꾼다
넥슨이 100억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아이콘 매치’가 게임과 스포츠, IT콘텐츠 산업 전반에 패러다임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2025 아이콘 매치는 디지털과 오프라인이 융합된 신개념 팬덤 기반 이벤트로, 글로벌 축구 레전드와 게임 유저 간의 경계를 없애며 새로운 ‘경험 경제’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업계는 이번 행사를 e스포츠·콘텐츠 분야 ‘융합 마케팅 경쟁’의 분기점으로 주목하고 있다.
넥슨은 6월 13~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아이콘 매치’ 성과를 15일 공식 발표했다. 디디에 드로그바, 박지성, 카카 등 세계적인 은퇴 선수들과 아르센 벵거,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 등 유럽 축구계 인사들이 직접 참가했다. 총 이틀간 10만 명 이상의 오프라인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고, 온라인 누적 생중계 시청자 수는 340만여 명, 최고 동시 접속자 수는 60만 명에 달했다. 넥슨은 지난해에만 선수 섭외에 100억 원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올해는 추가 투입 예산이 더 늘어난 것으로 업계는 관측했다.

‘아이콘 매치’의 핵심은 게임 속 가상 스타들이 실제 오프라인 무대를 통해 실현된다는 점이다. 넥슨의 ‘FC온라인’과 ‘FC모바일’은 AI·3D 엔진 기술을 접목해 전설적 선수들의 플레이를 시뮬레이션하는 기능으로 기존 스포츠 게임과 차별화를 이뤄왔다. 실제 행사에서는 벵거-앙리, 드로그바-베일 등 팬들이 상상만 하던 조합이 눈앞에서 재현되며, 팬들의 몰입감과 충성도를 극대화했다. 특히 이번 이벤트는 게임 플레이 데이터 분석 기반 선수 초청, AI중계화면 도입 등 IT와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현장이 융합된 ‘실감 연동형’ 플랫폼 구현이 두드러졌다.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6월 14일 기준 FC온라인 이용량은 전일 대비 115.1% 급증하며, 실사용 시간 점유율은 11.6%로 전체 2위에 올랐다. 경기장 내외로 진행된 멀티플랫폼 중계 역시 게임 이용자, 축구 팬, 인플루언서 팔로워를 연결하며 시너지를 높였다.
글로벌 비교 측면에서, 이렇듯 오프라인 체험형 대규모 이벤트와 게임, IT 미디어가 실시간으로 결합된 사례는 드물다는 평가다. 유럽 등지의 e스포츠 리그도 스타 섭외와 팬 경험 강화에 투자하고 있으나, 넥슨은 레전드급 스타 섭외, 엔터테크 플랫폼 SOOP·크림과의 협업, 스트리머 중계존 운용 등 ‘콘텐츠-커뮤니티-커머스’ 융합 모델을 구축해 국내외 시장에서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현재 IT/콘텐츠 업계는 오프라인-온라인 경험 연동, 저명 인플루언서 참여, 공식 굿즈 사업 등 다양한 융합 비즈니스 실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콘텐츠, 게임, 엔터테크 산업 전반에서 수집 데이터의 프라이버시, 연예·스포츠 저작권, 플랫폼 중복 규제 등 새로운 산업규범 정비 및 기술 표준화에 대한 논의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넥슨 박정무 사업부사장은 “아이콘 매치는 그간 이용자에게 받은 사랑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기획했다”며, “향후 게임의 경험을 더욱 확장하며 새로운 산업적 가치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이벤트가 “기업 마케팅을 넘어, 미래 실감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변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산업계는 이번 융합형 플랫폼이 실제 시장에 안착해 지속가능한 시장모델로 자리 잡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