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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에 임성근 구명로비 연결 정황”…해병특검, 10여 곳 압수수색 돌입
정치

“尹에 임성근 구명로비 연결 정황”…해병특검, 10여 곳 압수수색 돌입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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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임성근 전 사단장에 대한 구명로비가 직접 연결된 정황을 확인했다. 특검팀은 18일 임 전 사단장과 그 주변 인물은 물론,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과 극동방송 등 10여 곳에 대한 동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정민영 특검보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특검은 임성근 전 사단장과 주변 인물에서 시작해 대통령 또는 대통령실 주변 인물로 여러 경로를 통해 임성근 구명로비가 연결된 정황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건의 중요한 시점마다 이들과 연락을 주고받은 인물들 중 확인이 필요한 대상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수색 대상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자택과 배우자,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의 자택·국회 의원실·지역 사무실, 그리고 극동방송 등 여러 곳이 포함됐다. 특히 개신교 방송인 극동방송 일부 관계자들이 대통령실 측과 연락한 흔적이 발견됐다는 점에서, 특검팀은 이사장 김장환 목사의 구명로비 관여 가능성까지 의심하고 있다. 김장환 목사는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이 깊은 인물로, 2021년 대선 과정과 대통령 재임 중에도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 전 사단장 역시 독실한 기독교인이라는 점에서 특검은 이 같은 경로를 집중 조사 중이다.  

 

이철규 의원의 경우, 채상병 사망 사건과 ‘VIP 격노’, 사건이첩 회수 등 주요 국면이 전개된 2023년 7~8월경 구명로비로 의심되는 통화 내역이 확인된 바 있다. 정 특검보는 “2023년 채상병 사건 당시 전화 통화와 메시지가 확보돼 있다”며 “해당 시기를 전후해 특검이 반드시 확인해야 할 통화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돼 압수수색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단, 이철규 의원은 현재 참고인 신분이다.  

 

정 특검보는 극동방송과 이철규 의원 관련 압수수색의 연관성에 대해 “크게 보면 한 덩어리”라고 답했다. 임 전 사단장 구명로비 의혹은 2023년 7월 채상병 순직 이후 수사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임 전 사단장이 처벌받지 않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으로부터 불거졌다. 당시 임성근 전 사단장은 박정훈 대령이 주도한 해병대 수사에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로 지목받았으나,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의 결재 번복 후 진행된 재조사에선 피의자에서 제외됐다.  

 

오는 19일은 고 채수근 상병의 2주기를 맞는다. 정 특검보는 “국방의 의무를 다하던 청년이 억울하게 숨진 사건으로, 당연히 이뤄져야 할 후속 조치가 방해돼 경위가 아직 온전히 드러나지 않았다”며 “특검은 진상 규명 및 수사에 최선을 다함으로써 채수근 해병을 추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특검의 대규모 압수수색이 임성근 구명로비 의혹을 둘러싼 진상 규명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고 보고 있다. 여야는 향후 결과에 따라 치열한 공방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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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특검#임성근#윤석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