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타조와 만화방초의 산책”…고성, 자연과 역사가 만나는 늦여름 시간
깊어가는 가을의 입구에서, 고성군을 찾는 발길이 늘고 있다. 온화한 27도를 넘나드는 기온, 부드러운 남풍이 감도는 하늘, 그 아래에서 가족·연인들은 바쁜 일상과 잠시 거리를 둔다. 예전에는 공룡 화석지로만 알려졌던 고성, 지금은 천혜의 자연과 평온한 풍경을 찾아 많은 이들이 여행자의 시선을 머문다.
요즘 고성에서는 아이의 손을 꼭 잡고 공룡타조랜드를 찾는 가족이 많아졌다. 수백만 년 전 땅을 디딘 공룡의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그와 함께 살아온 타조들에게 닿는다. 직접 동물을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먹이를 건네는 체험이 아이들과 부모 모두에게 신선한 재미와 추억이 된다. SNS에서는 뚜벅뚜벅 걸으며 동물들과 교감하는 사진이 꾸준히 공유된다.

이런 자연과 역사를 잇는 힐링 코스도 인기다. 만화방초는 번잡함이 아닌 고요와 편안함을 선사하는 공간이다. 울창한 산책로를 따라 걷는 발끝에는 사소한 피로가 사라진다. 계절 따라 피는 꽃들과 특히 수국이 만개한 풍경을 마주한 방문객들은 “마음이 환해지는 기분”이라며 그 소중함을 표현했다.
구절산 폭포암은 산속에 자리하지만,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는 사찰이다. 산 중턱에서 내려다보는 고성의 풍경, 그리고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 소리는 여행의 피로마저 씻어낸다. 고요한 수림 사이에서 명상에 잠기는 사람들, 폭포가 주는 청량함에 잠시 숨을 고르는 모습이 여유롭게 펼쳐진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최근 지역 관광청 조사에 따르면 자연 체험과 힐링 명소를 찾는 가족 단위 관광객이 꾸준히 증가 추세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놀이나 명승지 관광을 넘어 자연 그 자체에서 치유와 교육적 가치를 찾으려는 움직임”이라 해석한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날씨도 좋고, 아이가 좋아해서 매년 다시 가게 된다”, “산책로가 잘 정비돼 있어 어른도 힐링 된다”는 후기가 줄을 잇는다. ‘가까운 곳에서 자연과 역사, 모두 느낄 수 있어 좋다’는 목소리도 많다.
결국 여행의 목적도,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가족 사이에 사랑이 스미고, 평범한 하루가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 곳. 고성의 자연과 역사는 계절의 흐름을 따라 우리 곁에 다가온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