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초대형 합병 승인”…중국선박·중국중공, 세계 1위권 도약 전망
현지 시각 4일, 중국(China) 상하이에서 중국 대표 국영 조선사 ‘중국선박공업주식유한회사(China State Shipbuilding Corporation Limited, 이하 중국선박)’와 ‘중국선박중공주식유한회사(China Shipbuilding Industry Company Limited, 이하 중국중공)’의 흡수합병안이 상하이증권거래소 인수합병심사를 통과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 조선업계의 재편뿐 아니라 전 세계 선박 및 해양장비 시장에도 큰 변화를 예고하며 글로벌 업계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합병은 중국 정부가 추진해온 조선 산업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중국선박’이 신주를 발행해 ‘중국중공’ 주식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이행된다. 합병 조건에 따르면 ‘중국중공’ 주주들은 보유 주식 1주당 ‘중국선박’ 신주 0.1339주를 받게 된다. 양사 모두 국가 전략산업 내 주요 역할을 담당해왔으며, 통합법인은 남은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의 등록 등 추가 절차를 거친 뒤 A주 시장 내 역대 최대 규모 조선업 상장사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중국 조선업계의 대형 재편은 지난 수년 간 정부 주도의 산업 최적화 및 글로벌 경쟁력 강화 흐름과 맞물려 있다. ‘중국선박’은 1998년 설립 이후 군민 조선, 수리, 해양공정 등 다각화된 사업을 영위해왔으며, ‘장난조선’ ‘와이가오차오조선’ 등 핵심 자회사로 업계 내 영향력을 키워왔다. 2008년 출범한 ‘중국중공’ 역시 해양방위, 개발장비 분야를 중심으로 ‘다롄조선’ ‘우창조선’ 등 주력 조선소를 운영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두 기업이 지난해 각각 154척(1,272만 4,600만 DWT), 103척(1,589만 9,500 DWT)의 선박을 수주해 전 세계 전체 조선소 주문량의 17%를 점유한 점은 이번 합병이 중국 뿐 아니라 글로벌 업계에도 의미심장한 변수임을 뒷받침한다. 업계 전망에 따르면 합병 후 존속법인은 수주량, 자산, 매출 등에서 세계 1위권의 조선업체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사자들은 합병 강행을 통해 연구개발(R&D) 투자, 원가절감, 대형 프로젝트 수주 능력 향상 등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시장에서는 한국(Korea), 일본(Japan)과의 체계적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수 있으며, 추가적인 중국 내 조선사 간 합종연횡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중국 현지 주요 매체는 “수년간 추진돼온 대형 프로젝트가 결실을 맺는다”며 합병 심사 통과를 일제히 비중 있게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글로벌 해운·조선 시장의 동력 이동 계기’로 평가했고, 니혼게이자이신문(Nikkei)은 “중국 산업경쟁력의 질적 도약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전했다.
글로벌 에너지·물류 시장의 재편 흐름, 국제 공급망 내 중국 역할 확대 등과 맞물려, 이번 초대형 합병에 따른 후속 효과는 장기간 지속될 공산이 크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조선업 재편은 세계 시장 점유 확장과 내부 효율 극대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노린 것”이라며 향후 중국 조선업계 내 추가 통합 가능성과 국제 경쟁구도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번 조치가 향후 국제 조선·해양산업 지형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