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자 막으려는 파시즘”…스티븐 콜베어, 트럼프에 ‘더 레이트 쇼’ 폐지 정면 비판
현지시각 22일, 미국(USA) 뉴욕에서 CBS의 대표 심야 토크쇼 ‘더 레이트 쇼(The Late Show)’ 진행자 스티븐 콜베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배후라는 주장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콜베어의 강도 높은 발언은 미국 미디어계와 사회 전반에 즉각적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현지시간 21일 밤, ‘더 레이트 쇼’ 방송에서 콜베어는 트럼프 대통령으로 인해 프로그램이 폐지된다는 논란에 대해 “재능 없는 사람이 이런 풍자를 할 수 있나요? 엿이나 드세요”라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어 “이건 파시즘보다 더 심하다”고 비판하며, 풍자와 언론의 자유를 옥죄는 움직임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더 레이트 쇼’는 데이비드 레터맨에 이어 콜베어가 이끌어온 미국 대표 심야 토크쇼로 알려져 있다. 최근 프로그램이 내년 5월 폐지될 것이 결정되자, 배후에 트럼프 대통령이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논란은 가속화됐다. 특히 지난해 4천만~5천만 달러 손실이 프로그램 폐지의 이유라는 CBS 측 주장에 대해 콜베어는 “손실 2천4백만 달러를 감수해야 하고, 남은 1천6백만 달러는 트럼프 민사소송 합의금으로 쓴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방송 현장에는 ‘라스트 위크 투나잇’의 존 올리버, ‘레이트 나이트’의 세스 마이너스, ‘데일리 쇼’의 존 스튜어트 등 유명 토크쇼 진행자들이 동석해 콜베어에 대한 연대의 뜻을 표했다. 이들의 등장은 이번 사안이 미국 TV 토크쇼 업계 전반의 심각한 위기로 읽히게 했다.
각국 주요 매체도 일제히 콜베어의 발언과 ‘더 레이트 쇼’ 폐지 논란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영국 가디언은 “컨텐츠의 정치적 통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고 평가했고, CNN은 “트럼프의 전례 없는 미디어 개입 의혹으로 미국 언론 자유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프로그램 폐지 논란이 미국 사회의 표현의 자유와 풍자 문화, 정치적 권력과 미디어 자율성의 경계선을 시험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여러 전문가들은 심야 토크쇼 폐지를 둘러싼 사회적 논쟁이 대선 국면에서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이번 사태가 미국 미디어 생태계와 국제적 언론 자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