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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루미늄 가격 2,700달러 돌파”…글로벌 공급난·관세 여파에 시장 충격
국제

“알루미늄 가격 2,700달러 돌파”…글로벌 공급난·관세 여파에 시장 충격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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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9월 16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국제 알루미늄 가격이 톤당 2,700달러를 넘어섰다. 미국(USA)의 고율 관세와 중국(China)의 생산 제한, 예상보다 더딘 공급 증대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 직접적 충격을 주고 있다. 알루미늄은 자동차와 포장재, 각종 산업 소재에 필수적인 금속으로, 최근 가격 급등 현상은 주요국의 무역 정책과 에너지 공급 환경 변화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이번 급등의 배경에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올해 적용한 50% 알루미늄 관세가 있다. 특히 미국 인도분 알루미늄의 ‘미드웨스트 프리미엄’ 가격은 177% 올라 파운드당 70센트대를 기록, 최근 10년 사이 최고 수준을 보였다. 글로벌 기준가 역시 4월 이후 약 17% 상승하며 2,700달러를 돌파했다.

알루미늄 가격 톤당 2,700달러 돌파…관세·공급 부족에 16% 급등
알루미늄 가격 톤당 2,700달러 돌파…관세·공급 부족에 16% 급등

공급 측면에서도 구조적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7년부터 알루미늄 연간 생산량을 4,500만 톤으로 제한해 공급 축소를 유도하고 있다. 여기에 2022년 러시아(Russia)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유럽(Europe) 내 알루미늄 제련소의 가동 중단 사태가 이어졌고, 인도네시아와 인도 등 신규 생산국의 증산 속도도 시장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BNP파리바 원자재 전략국장 데이비드 윌슨은 “중국의 생산 상한제가 시장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꿨다”며, 20년 만에 처음으로 알루미늄 공급선 확보가 업계의 핵심 관심사가 됐다고 밝혔다. 국제 원자재 전문가들은 기존에 과잉 공급으로 알려진 알루미늄 시장이 공급 부족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 전문 외신과 기관들도 연내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유니크레딧의 토머스 스트로벨 전략가는 “중국의 수요 유지와 생산 제한이 중복되면 올해 말까지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고, 모건스탠리의 레이철 장 수석도 “알루미늄이 이제는 부족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재고 부족에 따라 내년에는 잉여가 부족으로 전환될 수 있으며, 내년 말까지 가격이 톤당 3,00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에 주목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들은 알루미늄 급등이 자동차·전기차·포장산업 비용 압박,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등 ‘차세대 원자재 쇼크’의 조짐으로 해석된다고 보도했다. 시장 내에서는 향후 국제 무역 규제와 에너지 정책 변화에 따라 공급망 구조가 추가로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공급난이 지속된다면 알루미늄 재고 부족과 가격 변동성이 2025년 내내 국제 시장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기업과 정책 당국의 공급선 다변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가격 급등이 향후 원자재 시장 전반의 불안 요인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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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루미늄#중국#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