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억 달러 비트코인 옵션 만기”…가상자산 시장 변동성, 투자 심리 시험대
현지시각 2025년 9월 5일 오전,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데리빗(Deribit)에서 총 34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옵션이 일제히 만기 도래했다. 이번 대규모 만기는 파생상품 시장의 특성상 투자 심리에 큰 영향을 미칠 변수로 부상하며, 국제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단기적 변동성의 경고 신호를 켜고 있다.
비트코인월드의 보도에 따르면, 만기 도래 옵션의 풋·콜 비율이 1.42에 달해 매도(풋) 포지션이 매수(콜)보다 우세한 것이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비율이 “단기 가격 하락에 대한 위험회피 성향이 강해진 신호”라면서도, 대규모 만기 자체가 자산 가격의 급격한 등락을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옵션 트레이더들이 만기 전후로 기존 포지션을 청산하거나 새로운 헷지 전략을 구축하며 거래량이 크게 증가하는 경향이 반복되는 만큼, 시장 가격 변동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비트코인 시장의 이른바 ‘최대 고통 지점(max pain price)’은 11만 2천 달러로 설정돼, 시장 참여자들의 포지션 간 이해관계가 집중되는 가격대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계약 만료 시점에 가까워질수록 매수-매도 세력의 힘겨루기 양상이 뚜렷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 몇 년 사이 이처럼 대규모 옵션 만기가 몰리는 현상은 드문 일이었기에, 이번 이벤트가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서 시험대 역할을 하고 있다.
같은 날, 약 12억 8천만 달러 규모의 이더리움(ETH) 옵션도 동시 만기된다. 이더리움의 풋·콜 비율은 0.77로, 콜옵션 선호 현상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고, 최대 고통 지점은 4,400달러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비트코인이 단기 하락 압력에 놓여 있다면, 이더리움은 상승 기대와 위험 경계 심리가 혼재됐다”고 분석했다.
각국 투자자와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만기를 두고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풋옵션 비율이 강화된 비트코인에 대해 “단기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견해와, “과도한 풋 포지션은 오히려 시장에 숏커버 반등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반대 주장이 맞서고 있다. 이더리움 역시 낙관론과 동반 변동성 확대 우려가 동시에 제기된다.
뉴욕타임스는 “옵션 만기는 암호화폐 시장의 구조적 변동성으로 이어질 잠재적 변곡점”이라고 평가했고,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들은 “고객 행동의 대중심리가 가격 형성에 더욱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상황”이라며 투자 리스크 관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 업계 분석가들은 “옵션 만기가 반드시 가격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규모 계약 청산 이후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하다”며, 각국의 규제 변화, 거시경제 상황 등 외부 충격과 연동된 추가 움직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번 만기 이벤트 이후의 시장 흐름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신중히 점검해야 한다는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 만기 이벤트가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 변동성의 분수령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