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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만에 부자 득점”…이호재, 홍콩전 헤더골→승리와 가족의 역사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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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만에 부자 득점”…이호재, 홍콩전 헤더골→승리와 가족의 역사 쓰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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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미르스타디움의 뜨거운 응원 속에, 경기장에 흐른 긴장은 한순간 열광으로 바뀌었다. 후반 22분, 문선민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이호재의 머리를 거쳐 골문을 흔들자 관중석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경기 내내 묵묵히 기회를 기다리던 이호재는 국가대표 데뷔골로 팀의 두 번째 득점을 완성하며 벤치와 팬들의 격려를 한 몸에 받았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십 2차전에서 홍콩을 2-0으로 제압했다. 이호재는 K리그에서 보여준 활약을 대표 유니폼으로 옮기며, 첫 선발 경기에서 풀타임 활약과 함께 결정적인 추가골을 책임졌다. 전반 1-0 리드로 이어진 팽팽한 흐름 속, 이호재의 강력한 헤더가 승부의 추가를 명확히 기울였고, 상대 홍콩은 한국의 압도적 점유율과 물러서지 않는 공격에 끝내 실점을 막지 못했다.

“22년 만에 아버지 뒤이어 골”…이호재, 홍콩전 A매치 데뷔골로 승리 견인 / 연합뉴스
“22년 만에 아버지 뒤이어 골”…이호재, 홍콩전 A매치 데뷔골로 승리 견인 / 연합뉴스

이호재의 이번 득점은 더욱 특별하다. 22년 전, 아버지 이기형이 남겼던 국가대표 데뷔골의 영광을 이어받아, 차범근-차두리에 이어 한국 축구사 두 번째로 부자(父子) A매치 득점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이기형은 AFC 예선 당시 멀티골을 기록했던 바 있으며, 이호재는 단 두 번째 경기 만에 또 하나의 역사적 순간을 팬들 앞에 선사했다.

 

경기 종료 후 이호재는 부자 득점의 의미에 대해 “아버지가 자랑스럽다는 말을 해줘 몹시 벅찼다”며 감격을 전했다. 이어 “크로스 타이밍 연습의 결과이자, 무엇보다 문선민의 패스가 절반 이상이었다”고 덧붙이며 동료를 챙겼다. 올 시즌 K리그1에서 8골 1도움으로 존재감을 보여준 이호재는 대표팀에서도 성장 무대를 넓히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이호재의 득점 본능과 함께 아직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를 전했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오랜만에 터진 잊지 못할 장면들에 뜨거운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 아버지 이기형과 아들 이호재의 이름이 함께 불린 순간, 축구가 남기는 가족간의 서사와 여운이 더욱 진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오는 15일 일본과 운명의 3차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호재는 자신감을 안고 “공격 포인트를 반드시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긴장의 순간과 환희가 교차한 저녁,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시간은 조용한 울림으로 오래도록 팬들의 기억에 남았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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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재#이기형#홍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