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데도 불안하다”…예스24 서비스 장애와 랜섬웨어 공포, 일상까지 스며들었다
요즘 책을 읽거나 예매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불안이 따라붙는다. 예전엔 독서와 구매, 예매는 평온한 일상이었지만, 지금은 ‘개인정보는 괜찮을까’ 걱정을 먼저 떠올린다. 사소한 변화지만 그 안에는 기술이 일상 깊숙이 들어온 만큼 불안을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담겨 있다.
최근 예스24에서 벌어진 서비스 장애 사태 이후, 이용자들 사이에선 해킹, 랜섬웨어, 개인 정보 유출 같은 단어가 일상이 됐다. SNS와 커뮤니티에서는 “내 정보도 괜찮을까”, “무심코 쓴 비밀번호도 불안하다”는 의견이 속속 나오고 있다. 실제로 9일 예스24 서비스 장애 당시, 수십만 명의 고객이 전자책과 예매는 물론 단순 로그인을 시도하다 막히는 혼란을 겪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랜섬웨어를 비롯한 사이버 공격 신고 건수가 해마다 늘고 있어, 온라인 서비스에 대한 불안이 일상적으로 퍼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온라인 독서, 예매, 쇼핑이 늘어난 팬데믹 이후 세대에겐 이번 사태가 더 크게 와닿을 수밖에 없다.
보안 전문가들은 “일상이 점점 더 디지털에 의존하면서 서비스 장애나 해킹이 개인 삶의 리듬을 단번에 흔들 수 있다”며 “사건이 발생했을 때 기업과 기관의 신속하고 투명한 대응, 그리고 사용자의 기본적인 보안 습관이 모두 중요하다”고 표현했다.
이용자들의 반응도 흥미롭다. “이제 책 한 권 사는 것도 마음이 조마조마하다”며, “한 번만이라도 내 정보가 다 털리는 상상 때문에 서비스 이용을 꺼리게 된다”는 글이 눈에 띈다. 커뮤니티에서는 “비밀번호를 바꿔도 불안하다”, “기업이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는 게 더 불신을 키운다”는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그만큼 보상이나 복구보다 더 중요한 건 투명한 정보 공개와 신뢰 회복임을 알 수 있다.
예스24는 “외부 랜섬웨어 공격으로 시스템 장애가 발생했다”며 보상안을 내놓고 복구에 나섰지만, ‘원인 분석 과정에서 거짓 해명은 없었는가’, ‘한국인터넷진흥원과의 협력은 왜 어긋났는가’ 등 불신은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
전자책을 읽고, 공연·영화 티켓을 예매하고, 도서 구매를 즐기는 일상이 무너진 혼란을 지나오며, 이제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내 정보가 안전할까’ 다시 질문하게 된다. 이번 사태는 단지 인터넷서점의 문제를 넘어,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디지털 불안의 단면이다.
작고 사소한 클릭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