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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에너지·방산 협력 고도화"...이재명, UAE와 세계 최강국 모멘텀 강조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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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와 방산, 그리고 첨단산업을 둘러싼 전략적 이해가 맞물리며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의 협력이 새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국빈 방문으로 UAE를 찾은 이재명 대통령이 양국을 "세계 최강국으로 함께 성장할 모멘텀"을 쌓을 파트너로 못박으면서다.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현지시간으로 아부다비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한-UAE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 참석해 청정 에너지와 방산, 인공지능과 문화 협력 확대 방향을 제시했다. 행사에는 양국 정부 관계자와 주요 기업 인사들이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청정 에너지와 방산 분야 협력을 고도화해 한국과 UAE가 세계 최강국으로 함께 성장할 모멘텀을 확보하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국 정부와 기업 간 교류를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양국 협력의 상징으로 꼽혀 온 원전과 방산 분야 성과를 상기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협력의 상징인 바라카 원전도 정상 가동되고 있고, 아크부대에서 중거리·중고도 요격체계인 천궁-II에 이르기까지 방산 협력도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UAE가 2071년 건국 100주년을 목표로 국가 경쟁력 제고에 나선 점을 언급하며 전략 동반자 구상을 구체화했다. 이 대통령은 "UAE는 건국 100주년을 맞는 2071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국가로 도약할 것을 확신한다"며 "양국 정상은 그 최적의 파트너가 한국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함께 나아갈 파트너십의 방향을 몇 가지 제시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이 첫 과제로 꼽은 것은 에너지 전환 협력이다. 그는 "UAE의 태양광 발전과 한국의 첨단배터리 기술력을 결합한 에너지 전환 협력은 2050 탄소중립 공동 달성 및 친환경 신산업 육성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탄소중립 목표 달성과 동시에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복합 전략으로 읽힌다.

 

원전 산업과 관련해서도 한국 기업의 역할 확대를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핵연료 및 전기 관련 현지 공장건설을 통해 UAE의 원전 산업 육성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호혜적 협력이 실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원전 시공을 넘어 연료와 설비, 운영 관련 산업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겠다는 취지다.

 

방산 분야에서는 공동개발과 현지생산, 제3국 동반 진출을 구체적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공동개발과 현지생산 등으로 협력 수준을 제고하고, 제3국 공동진출에도 나서야 한다"며 "이를 통해 양국의 협력이 글로벌 차원으로 확산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군수 협력을 생산·수출 체계로 확장해 국제 방산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한 첨단산업 협력도 핵심 의제로 올렸다. 이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인공지능 데이터 센터 건립 등 첨단 산업 협력에도 속도를 붙일 것"이라고 말하면서, "한국은 UAE가 2031년 인공지능 허브로 도약하는 데 있어 가장 신뢰감 있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동 지역의 디지털 거점 국가를 지향하는 UAE와 정보통신기술 강점을 가진 한국의 이해가 맞닿은 대목이다.

 

문화와 인적 교류를 기반으로 한 소프트파워 협력도 비즈니스 의제와 함께 언급됐다. 이 대통령은 "소프트파워 협력으로 사람과 문화의 연결을 더욱 넓혀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며칠 전 두바이 K엑스포에서 K푸드·뷰티 전시회가 성황리에 열렸다고 들었다. 최근에는 한우가 UAE에 처음 수출되며 할랄 시장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중동의 문화 강국인 UAE와의 협력을 통해 K컬처가 중동 전역으로 확산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발언들은 원전과 방산에서 시작된 양국 전략 협력을 에너지 전환, 인공지능, 문화 콘텐츠까지로 확장하겠다는 한국 정부 구상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청정 에너지와 탄소중립, 디지털 전환과 K컬처 확산 전략이 맞물리면서 중동과의 협력 지형도 변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의 UAE 국빈 방문 일정을 계기로 후속 경제·산업 협력 프로젝트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양국은 향후 정상·장관급 협의 채널을 통해 에너지, 방산, 인공지능, 문화 분야 협력 방안을 세부 조율해 나갈 전망이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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