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암호화폐 채굴칩 122억 원 계약…에이디테크놀로지, 매출 11.5퍼센트 추가 확보 나선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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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채굴용 주문형 반도체 시장에 에이디테크놀로지가 신규 계약을 체결하며 중기적인 매출 확대 기대가 커지고 있다. 2025년 11월 18일 공시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1년 이상에 걸쳐 진행되는 대형 설계 개발 프로젝트로, 회사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암호화폐 경기 변동성과 반도체 설계 역량이 맞물리며 향후 수익 구조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에이디테크놀로지는 2025년 11월 18일 암호화폐 채굴용 주문형 반도체 설계 개발과 관련한 단일판매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공시에 따르면 계약금액은 12,291,904,350원으로, 2024년 연결재무제표 기준 최근 매출액 106,545,463,919원의 11.54퍼센트 규모다. 계약기간은 2025년 11월 18일부터 2026년 12월 31일까지로, 설계와 생산을 포함한 중장기 프로젝트 성격을 띤다.

[공시속보] 에이디테크놀로지, 암호화폐 반도체 계약 체결→매출 확대 기대
[공시속보] 에이디테크놀로지, 암호화폐 반도체 계약 체결→매출 확대 기대

대금 지급 구조는 달러화 기준으로 제시됐다. 한국거래소 공시에 따르면 계약금은 0퍼센트이며, 중도금 8,270,000달러가 총 계약금액의 98.3퍼센트를 차지한다. 잔금은 143,350달러로 전체의 1.7퍼센트 수준이다. 중도금과 잔금은 각 지급 조건이 충족된 이후 30일 이내에 지급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프로젝트의 대부분 대금이 설계 개발 진행 과정에서 중도금 형태로 지급되는 구조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계약은 자체생산을 포함하면서도 외주생산도 병행되는 형태로 알려졌다. 회사는 공시를 통해 상기 계약 내역의 기준이 되는 최근 매출액은 2024년 연결재무제표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계약금액과 계약기간은 설계 진행 과정에서 변경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반도체 설계 난도, 공정 전환, 암호화폐 채굴 수요 변화 등이 계약 조건 재조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계약상대방의 기업명 및 상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거래소는 해당 내용이 거래 상대방의 영업비밀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유보기한을 2026년 12월 31일까지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당분간 고객사의 구체적인 신용도와 사업 배경을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암호화폐 채굴용 반도체 특성상 글로벌 채굴 장비 업체나 관련 솔루션 기업이 주요 고객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에이디테크놀로지가 암호화폐 채굴용 주문형 반도체 설계 계약을 확보한 점에 의미를 두는 모습이다.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 시장에 기반한 수주지만, 1년 이상 매출이 발생하는 개발 계약을 선점함으로써 단기적인 실적 변동성을 완화하는 효과가 기대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최근 고성능 연산을 요구하는 채굴 칩 수요가 재부각되는 가운데, 주문형 반도체 설계 경험을 쌓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가격과 채굴 난이도, 글로벌 규제 환경이 중장기적인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암호화폐 채굴용 칩은 시장이 재차 위축될 경우 후속 수주 공백이 발생할 수 있어, 설계 역량을 기반으로 다른 고성능 연산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전략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설계 개발 단계에서 성능 목표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일정 조정과 계약 조건 변화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당국 차원에서는 영업비밀 보호를 이유로 한 공시 유보 제도가 다시 한 번 활용된 사례로 평가된다. 한국거래소는 계약상대방 정보와 일부 세부 내역을 2026년 12월 31일까지 비공개하는 대신, 계약 규모와 기간, 지급 구조 등 핵심 재무 영향을 중심으로 투자 판단 재료를 제공했다. 정보 비대칭 우려가 상존하지만 기술 경쟁이 치열한 반도체 분야 특성을 고려할 때 일정 수준의 비공개 관행이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공존한다.

 

에이디테크놀로지는 이번 단일판매 공급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매출 기반 확충과 암호화폐 채굴용 반도체 설계 역량 강화 두 마리 토끼를 노리고 있다. 다만 설계 진행 과정에서 계약금액과 기간이 변경될 수 있다는 점, 거래상대방 정보가 2026년 말까지 비공개라는 점은 투자자가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할 변수로 꼽힌다. 향후 암호화폐 시장 흐름과 반도체 수주 환경에 따라 추가 계약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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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디테크놀로지#암호화폐채굴용반도체#단일판매공급계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