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암석 가져오나”…중국, 2031년 샘플 귀환 박차에 미국 위기
화성 샘플 귀환(MSR·Mars Sample Return) 기술 경쟁이 글로벌 우주 산업의 지형을 재편하고 있다. 미국이 주도해온 NASA·ESA(유럽우주국) 공동 화성 샘플 귀환 계획이 백악관 2026년 예산안 발표로 중단 위기에 처한 가운데, 중국은 2028년 톈원(天問) 3호 발사를 통해 2031년 화성 암석과 토양 시료를 지구로 가져오는 독자 임무를 본격화했다. 업계는 핵심 행성 탐사 주도권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이전될 수 있는 ‘우주 패권 경쟁의 중대 분기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최근 “화성 샘플 귀환 사업은 예산이 크게 초과돼, 유인 탐사에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110억 달러(약 14조9000억 원) 규모로 불어난 NASA의 MSR 프로젝트 폐기를 시사했다. 당시 프로젝트는 NASA 퍼서비어런스 로버가 2021년부터 채취한 수십 개의 암석·토양 샘플을 로켓·착륙선으로 2040년 전후 지구로 가져오는 게 목표였으나, 예산과 기술 난제로 미국 의회 승인도 불투명해졌다. 이 경우 수년간 축적한 퍼서비어런스 성과가 모두 사장될 위기다.

반대로 중국 국가항천국(CNSA)은 톈원 3호 발사와 이중 착륙선 투입을 통해 약 500g 규모의 화성 표토·암석 시료를 2031년 귀환시킨다는 독립 실행계획을 공개했다. 습득한 샘플은 생명체 흔적(바이오시그니처), 지질환경, 자원 등을 분석하는 국가 전용시설(허페이 소재)에 격리 저장된 뒤, 안전 검증을 거쳐 연구기관에 이관된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2m 지하 굴착, 장거리 로봇팔, 탐사 헬리콥터 등 첨단 기계 기술을 투입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기술은 기존 미·유럽 로버 중심 탐색 방식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중국은 이미 착륙 후보지 86곳을 검토 중으로, 지질학적 연대 분석·미생물 흔적 보존 등 국제적 연구 경쟁에서 선점 효과가 기대된다. 홍콩대 우주생물학 전문가 리이량 교수는 “금속 영양소 함량이 높아 수십억 년간 생물학적 흔적을 유지한 장소에 집중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화성 샘플 확보를 둘러싼 미·중 패권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이다. 미국 의회는 화성 통신 궤도선 등 후속사업에 100억 달러가량을 투입하는 예산 조정안으로 반격을 모색하나, 시간표·기술력·정치 변수 모두 중국에 다소 밀리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퍼서비어런스의 귀환 불발 시료를 대신 운반하는 협력론도 제기되지만, 실제 착륙·기동 제약과 미·중 간 신뢰부족으로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향후 화성 샘플 귀환 미션의 성패는 미국 우주과학 리더십과 중국 신기술의 대결 구도, 그리고 양국의 정책적 결단에 달렸다는 전망이 나온다. NASA 자문단체인 화성탐사프로그램분석그룹(MEPAG)은 “화성 샘플 회수는 미국이 국제 탐사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한 필수 임무”라며, 산업계가 긴장감을 한층 높이고 있음을 시사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