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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의료기기 허가 코드 획득”…엔도로보틱스, 내시경 로봇 美진출 신호탄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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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시경 수술용 로봇시스템이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엔도로보틱스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국내 최초로 로봇제어 수술시스템 분류 코드인 ‘NAY’를 획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이 허가코드는 미국 내 로봇 기반 내시경 수술장비의 공식 등장을 의미하며, 국내 강소연구개발특구 기업이 해외 의료기기 규제의 문턱을 넘어선 첫 사례로 평가된다. 업계는 이번 인증 획득을 ‘글로벌 의료기기 진입’ 경쟁에서 중요한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엔도로보틱스가 개발한 내시경 수술로봇 시스템은 수술용 내시경에 부착해 사용하는 형태가 특징이다. 미세 케이블 기반의 구동기술을 적용해 기존보다 정밀성, 조작성, 안전성을 크게 높였다. 구동부 소형화와 모듈화 장착이 가능해, 다양한 내시경 시술에 적용 폭이 넓은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기존 내시경 수술은 정교한 조작과 반복운동에서 한계가 있었으나, 로봇시스템 도입으로 최소침습 및 미세조작이 실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엔도로보틱스는 FDA NAY 코드 획득을 계기로 글로벌 유통망 확대와 함께 올해 300억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 유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누적 투자유치 500억원을 앞두고 있으며, 본격적인 해외 시장 진출과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 연계가 이어질 전망이다. 내시경 및 복강경 등 다양한 병원 수술실 현장에서의 적용이 예상되며, 향후 환자 안전 개선과 의료시스템 효율화 파급력에도 업계 관심이 쏠린다.

 

홍릉 강소특구는 서울 성북구와 동대문구 일대에서 2020년 8월 지정된 소규모·고밀도 기술창업 거점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고려대, 경희대 등 핵심 연구기관 주도로 디지털 헬스케어 특화 생태계를 구축해왔다. 투자유치, 기술이전, 창업, 매출 등 지난 4년간 혁신 성과를 이어가며 최근 연차평가에서 최우수 등급도 달성했다.

 

특히 연계사례로 큐어버스가 지난해 이탈리아 제약사에 5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을 성사시키는 등 창업-기술사업화-글로벌 진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생태계를 입증했다. 올해에는 큐어버스가 미국 FDA 임상 1상 승인을 받으면서, 후속 글로벌 공동연구와 추가 성과도 실제화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혁신 의료기기와 바이오테크 기업 간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이다.

 

한편, 국내의 강소연구개발특구 제도는 공공기술 기반 창업 활성화, 중소·벤처 혁신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맞춤형 지원체계를 제공하고 있다. 연구소기업들이 특허기반 신기술 상용화, 해외 인증(PMA, CE 등) 획득을 잇따라 추진하면서 향후 IT·바이오 융합산업의 성장축으로 자리잡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구혁채 제1차관은 “우수 연구소기업 발굴·육성을 지속 확대해, 연구성과 창업·기술사업화·글로벌 시장 진출의 선순환 구조를 공고히 하겠다”며 “기술과 산업, 제도와 윤리 간 균형 발전이 우리나라 혁신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같은 기술과 규제 돌파 성과가 실제 시장에 안착할지 주시하고 있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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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도로보틱스#홍릉강소특구#f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