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키 루저 신화”…시에라, 윔블던 3연승 돌풍→여자단식 16강 진출
경쾌한 라켓 소리에 희비가 엇갈린 순간, 시에라는 끝내 지난 패배의 그림자를 지워냈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러키 루저의 손끝에서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 관중들은 숨죽여 바라봤고, 그의 집념은 마지막 한 포인트까지 코트를 뜨겁게 달궜다.
솔라나 시에라는 4일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3회전에서 크리스티나 북사를 상대로 2-1(7-5 1-6 6-1) 승리를 거두며 생애 첫 메이저 본선 16강에 올랐다. 랭킹 101위 시에라는 예선에서 탈락의 아픔을 겪었지만, 본선 기권자 발생으로 러키 루저 자격을 얻은 뒤 세 경기 연속 승리를 챙겼다.

이번 쾌거는 윔블던 여자 단식 역사에서도 보기 드문 기록이다. 프로 시대가 열린 1968년 이후 러키 루저가 16강에 진출한 것은 단 7번째. 남녀 단식 통틀어 8강 문을 연 러키 루저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앞서 올해 호주오픈에 출전한 이바 리스가 16강에 오른 바 있으나, 시에라의 생애 첫 메이저 연승과 16강 입성은 신데렐라 스토리 그 자체다.
시에라는 지난해 US오픈, 올해 프랑스오픈 단식에서도 모두 1회전에서 탈락하며 본선에서 한 번도 이긴 적이 없었다. 그랬던 시에라가 윔블던에서만 세 번 연달아 승전고를 울린 것이다. 점점 강해지는 상대와 조우할수록 시에라의 플레이에는 더 많은 집중력과 에너지가 실렸다.
경기 후 시에라는 “기회가 다시 찾아왔을 때 이를 붙잡고 싶었다. 코트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기립박수로 그의 기적 같은 도전을 응원했고,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테니스 신데렐라’라는 찬사가 이어졌다.
시에라는 16강전에서 매디슨 키스와 라우라 지게문트의 3회전 승자와 맞붙는다. 윔블던 코트 위에서 다시 한 번 신화가 이어질지, 세계 테니스 팬들은 시에라의 다음 경기를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