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사상 최대치 눈앞에”…미국 셧다운·프랑스 불안에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확산
2025년 10월 7일(현지시각), 국제 금시세가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4천달러 선에 근접하며 세계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최근 미국(USA) 연방정부의 장기 셧다운과 프랑스(France)의 정치 불안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금으로 몰리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 이처럼 주요국의 정치·경제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한층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블룸버그(Bloomberg) 보도에 따르면 국제 금값은 장중 한때 온스당 3,977달러를 돌파했다가, 달러 강세 영향으로 소폭 조정받으며 4천달러 부근에서 보합세를 이어갔다. 전통적으로 금 가격은 달러 강세기에 상승폭이 제한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번 미국 셧다운 사태가 2주째 지속되며 핵심 경제지표 발표까지 중단되자, 금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불확실성,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치 불확실성 역시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프랑스에서는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총리의 돌연 사임 이후 유로존 최대 재정적자 감축 계획이 무산됐고, 금융시장에서는 리스크 선호가 급격히 위축됐다. 일본(Japan) 정국도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임명설 부상과 함께 엔화 약세가 심화되는 가운데, 달러와 금에 동시 투자하는 흐름이 강해졌다.
글로벌 시장 반응도 즉각적이다. 유럽과 일본의 개인투자자뿐 아니라 기관투자자까지 금 매수 행렬에 동참, 각국 중앙은행과 금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순매수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11개월 연속 금을 매입해 보유량을 사상 최대치로 끌어올렸고, 올해 들어 금값은 50% 이상 급등한 상태다.
MKS 팜프(MKS Pamp)사의 전략 책임자 니키 실스는 “정치적 불안과 재정위기가 금을 세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자산으로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타델(Citadel)의 켄 그리핀 CEO 역시 “달러보다 금을 더 안전하게 보는 심리가 뿌리깊은 신뢰 위축의 신호”라며 글로벌 금융질서의 변화 가능성을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기대감에 더해 불안정한 정치환경까지 겹치며 당분간 금값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최근 금의 2026년 12월 목표가를 4900달러로 상향 조정했고, 인베스코(Invesco)의 데이비드 차오는 “포트폴리오의 5%를 금에 할당하라”며 금 비중 확대를 권고했다. CNBC, FT, 닛케이 등 글로벌 주요 매체들도 “금이 다시 한번 궁극의 안전자산임을 입증했다”고 진단했다.
런던 현지 시간 7일 오전 11시 31분 기준, 금은 온스당 3,970달러 선을 유지해 1979년 이후 최대 연간 상승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반면, 은·백금은 하락세, 팔라듐은 소폭 반등에 그쳤다. 글로벌 정치·경제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금은 투자자들의 ‘최후의 피난처’로서 그 존재감을 더욱 확고히 하고 있다.
이번 금값 급등 사태가 향후 국제 금융질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