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률 낮추는 데 종교계 역할 중요”…김민석 총리, 조계종에 협력 요청
정치권과 종교계가 자살률 문제를 놓고 정면으로 맞붙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조계종을 찾아 적극적인 예방책을 요청하며 자살 예방을 둘러싼 정부와 종단의 협력이 새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방문해 진우스님을 비롯한 조계종 총무원 관계자들을 만났다. 대웅전 참배로 일정을 시작한 김 총리는 이어진 비공개 환담에서 자살률 감소를 위한 종교계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했다.

김 총리는 “대통령께서 저한테 책임지고 해보라고 명한 것 중 하나가 자살률을 낮추는 것”이라며 “난간에서 떨어지는 것을 못 떨어지도록 잘 지켜보고 있다가 막는 게 아니라, 그런 마음이 안 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마음을 없애는 데에는 각 종교가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사찰에서 진행하는 템플스테이를 비롯해 교회 등 다양한 종교 시설의 협조 필요성을 짚었다.
이에 진우스님은 “선명상은 사고 예방에 충분한 효과가 있다. 마음을 잘 다스리는 기술을 가르치면 사회적 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힘을 실었다. 선명상은 한국 불교 전통인 간화선에 기반한 명상법으로, 최근 조계종에서 적극적으로 보급하고 있는 수행 방식이다.
김 총리는 발달장애인과 가족, 사고 피해자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템플스테이 지원 방안도 제안했다. 이 약속은 김 총리가 국무총리 후보자 시절 직접 발달 장애인 일터를 찾아 내놨던 공약이기도 하다. 진우스님은 “저희는 언제나 준비돼 있다”고 답해 정부 정책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자살률과 정신건강 대책을 두고 정치권과 종교계의 논의가 본격화하며 당분간 관련 정책 협의가 계속될 전망이다. 정부는 종교계 협력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해 향후 자살 예방 정책에 적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