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폭력 제로 조직문화”…KCA, 2년 연속 인증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며 비대면 협업과 메신저 기반 소통이 늘어나는 가운데, 조직 내 언어폭력을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ESG 경영이 IT·정보통신 공공기관으로 확산되고 있다. 방송통신 인프라와 전파 자원을 관리하는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KCA가 연속적으로 언어폭력 예방 인증을 유지하며, 기술 조직의 건강한 소통 문화가 향후 산업 경쟁력의 기반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 고도화된 ICT 환경일수록 구성원의 심리 안전성이 성과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이번 수상이 조직문화 혁신 경쟁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은 27일 윤경ESG포럼이 주최한 2025 언어폭력 없는 기업 인증 갱신 심사에서 우수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KCA는 2024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언어폭력 없는 기업 인증을 유지했고, 특히 조직 전반에 언어폭력 근절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언어폭력 없는 기업 인증은 직장 내 언어폭력 예방 활동을 체계적으로 수행하는 기관과 기업을 선정해 부여하는 제도다. 최초 인증 후에도 매년 실제 활동 내용을 다시 평가해 재인증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라, ESG 관점에서의 인권·윤리 경영 수준과 지속성을 함께 검증받는 성격을 지닌다. 디지털 협업툴과 원격근무가 일반화된 IT·방송통신 분야에서 언어폭력 문제는 오프라인 공간을 넘어 온라인 채팅, 이메일 등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라 예방 체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KCA는 올해 심사에서 실행 중심의 조직문화 개선 노력을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전 직원 대상 정기 예방교육을 확대해 언어폭력의 개념과 유형을 사례 중심으로 알기 쉽게 공유했고, 내부 구성원이 안심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익명 신고와 상담 체계를 고도화했다. 또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한 윤리·인권 교육과 간담회를 정례화해, 방송통신·전파 관련 프로젝트 전 과정에 상호 존중 원칙을 확산하려는 시도도 병행했다. 윤리·인권 실천 주간을 별도로 운영하며 캠페인과 토론 프로그램을 마련한 점도 현장 실행력을 높인 요소로 평가받았다.
윤경ESG포럼이 강조하는 언어폭력 예방 프레임은 단순한 직장 내 괴롭힘 방지 차원을 넘어, 데이터와 전파, 네트워크를 다루는 조직이 사회 인프라를 책임지는 공공성에 걸맞은 커뮤니케이션 기준을 갖추느냐와도 연결된다. 특히 KCA처럼 IT와 방송통신 정책 집행, 산업 지원을 맡는 기관은 내부 구성원뿐 아니라 다수의 민간 기업, 스타트업, 연구기관과 수시로 협업하는 만큼, 언어폭력 리스크 관리 수준이 산업 생태계 전반의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KCA가 추진한 예방교육 확대와 익명 신고·상담체계 개선은 기술 기업들이 활용하는 디지털 플랫폼 환경에서도 적용 범위를 넓힐 여지가 있다. 메신저 기반 신고 채널, 전사 인트라넷과 연계된 신고 프로세스, AI 기반 상담 챗봇 등으로 연계될 경우, IT 산업 전반에서 구성원의 심리적 부담을 줄이고 조기 개입을 가능하게 하는 데이터 기반 인권 리스크 관리 모델로 발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협력사 대상 교육과 간담회는 클라우드, 반도체, 콘텐츠 등 복잡한 공급망을 가진 IT 기업들이 파트너사와 함께 ESG 기준을 맞춰 가는 데 참고할 만한 사례다.
이러한 흐름은 글로벌 기술 기업들이 조직문화와 인권·다양성을 핵심 경영지표로 관리하는 추세와도 맞물린다. 해외에서는 개발자와 연구자의 번아웃, 온라인 협업툴에서의 괴롭힘 문제가 혁신 속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적되며, 심리 안전성을 확보한 팀이 복잡한 IT·바이오 융합 프로젝트에서 더 높은 생산성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도 축적되고 있다. KCA의 연속 인증 사례는 국내 공공 IT·통신 기관도 이런 글로벌 기준에 맞춘 거버넌스와 교육, 신고·상담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방향성을 시사한다.
이상훈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원장은 이번 우수상이 단순한 인증 유지가 아니라 지난 1년 동안 진행한 실질적인 개선 노력이 평가받은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는 언어폭력으로부터 안전하고 존중받는 행복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제도와 현장 실천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히며, 내부 구성원과 협력사, 산업계 전반으로 존중 기반의 소통 문화를 확산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IT·방송통신 업계에서는 KCA의 행보를 계기로, 기술 경쟁력뿐 아니라 조직문화와 인권을 핵심 인프라로 보는 관점이 어느 정도 확산될지 주목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인권·조직문화 혁신 시도가 실제 현장과 생태계 전반에 정착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