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금속 음극 혁신”…부산대, 전기차용 차세대 배터리 상용화 앞당긴다→공정·환경 대전환

차세대 전기차와 스마트 디바이스 배터리 산업의 패러다임을 뒤흔들 신기술이 국내에서 탄생했다. 부산대학교 첨단융합학부 미래에너지전공 박민준 교수, 광메카트로닉스공학과 김규정 교수 연구팀이 흑연 음극을 완전히 대체할 초박막 리튬금속 음극 제조에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기술은 일반적인 흑연을 쓰는 기존 배터리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어 에너지 밀도를 혁신적으로 증폭시키면서도 장시간 안정성을 확보, 전기차와 드론, 우주항공 등 고출력·고효율성이 필요한 첨단 산업분야에서 중추적 역할을 할 전망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공정은 금속 구리판 위 질화규소 막을 입히고, 300도의 용융 리튬에 담그는 딥코팅(dip-coating) 방식이 핵심이다. 단순한 이중 코팅이 아닌, 전극 표면에 리튬-실리콘(LixSiy)과 리튬-질소(LixNy)로 이뤄진 복합 합금층을 자연스럽게 형성한다. 이 중 하단의 LixSiy층은 미세전극 구조를 견고히 지지하고, 상단의 LixNy층은 리튬 이동성을 극대화해 전자 흐름의 통로를 확보한다. 결과적으로 두께 20~40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한 초박막 전극이 2천시간 이상 안정 구동된다. 이는 종이보다 얇고 머리카락 굵기의 절반 수준이지만, 기존 흑연 음극 대비 에너지 밀도가 40~60% 높아졌으며, 제조 공정 단가도 20~30% 대폭 절감한 것으로 분석됐다.

글로벌 리튬메탈 배터리 시장은 연평균 25% 이상의 고성장을 이어가며 2030년 300억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 학술지 ‘에너지 앤드 인바이러멘털 머티리얼즈’에 등재된 해당 연구는 산업계에 즉각적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평가된다. 공동연구자로 부경대 오필건 교수, 한국전기연구원 박준우 박사 등이 참여하며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한국연구재단 브레인링크 사업 등 국가 R&D 시스템의 결실임도 의미 깊다. 산업 전문가들은 새로운 공정이 기존 압연·증착 기술을 대체하며, 에너지 고밀도화와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으로 자동차 산업 등 대규모 전환을 촉진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