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간 30분 사투”…로리 매킬로이, 디오픈 1R 체력전→끝나지 않는 장기전
끝나지 않는 라운드, 어둑해진 밤까지 이어진 체력전이었다. 비 내리는 영국 잔디에서 로리 매킬로이와 동료들은 무려 5시간 30분에 걸쳐 코스를 완주하며, 장장 6시간 가까이 경기를 이어가는 기록적인 1라운드의 주인공이 됐다. 관중석에 선 이들 또한 숨이 길어진 경기와 싸웠다.
18일(한국시간) 영국에서 열린 디오픈 챔피언십 1라운드는 역대급 체력 소모전으로 전개됐다. 총 156명의 선수가 1번 홀에서 순차적으로 출발하는 단일 티오프 방식이 적용돼, 경기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무려 15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첫 조 티오프가 오전 6시 35분, 마지막 조가 오후 4시 16분에 출발했다.

매킬로이는 현지 시간 오후 3시 35분에 티오프해 오후 9시 4분에 경기를 마쳤다. 5시간 30분 넘는 시간 내내 코스 곳곳에서 대기와 이동이 반복됐다. 마크 리슈먼은 현지 보도에서 “골프장에 12시간을 있는 듯한 피로”를 토로했다. 빠른 진행에 익숙한 선수들에게는 경기 지연이 더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토미 플리트우드, 저스틴 토머스, 크리스티안 베자위덴하우트 등 주요 선수들 역시 긴장된 표정으로 페어웨이에 섰다. 특히 11홀 주파에만 4시간이 소요되는 등, 병목현상이 심한 5번 홀~7번 홀 구간에서 대기는 20분을 넘기기 일쑤였다. 바람과 코스 난이도 또한 예상을 뛰어넘는 변수로 등장했다.
올리버 윌슨 골프 해설위원은 “코스가 길고 복잡한 데다 모든 조가 1번 홀에서 출발해 진행이 느릴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저스틴 로즈와 키건 브래들리도 “5피트 거리조차 바람과 퍼트 라인 탓에 부담스럽다”며, 메이저 대회 특유의 강한 바람과 블라인드 티샷, 볼 찾기 지연 등 반복을 지적했다.
이날 선수들은 체력과 집중력 모두 한계에 다가선 모습이었다. 관중석 역시 이른 새벽부터 밤까지 이어진 장기전에 지친 얼굴이 엿보였다. 참가자 수, 코스 구조, 강풍, 단일 출발 등 여러 조건이 맞물리며, “코스를 더 빨리 돌 수 없었다”는 로버트 매킨타이어의 말처럼 누구도 예외 없는 견디기였다.
디오픈 2라운드 역시 동일 방식으로 치러질 예정이라 대회 강도는 좀처럼 낮아지지 않을 전망이다. 각 선수의 빠른 회복과 전략 변화가 순위 경쟁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긴 밤 뒤의 골프장은 내일도 또 다른 체력전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