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국 협력 강화에 방점”…박윤주,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서 역내 공조 강조
한미일 3국이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가 열린 1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외교장관회의를 개최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성사된 3자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한반도 정세와 지역 질서를 둘러싼 각국의 이해관계가 정면으로 교차한 셈이다. 박윤주 외교부 1차관,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이 한자리에 모였다.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 임명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박윤주 차관이 외교부 대표로 참석했다. 미국, 일본 등과의 별도 양자회담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음에도, 이번 3자 회동이 성사된 것은 한미일 협력의 전략적 중요성을 국제사회가 재확인하는 계기로 해석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회담에서 한미일은 3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한반도를 포함한 지역정세 및 글로벌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회의 의제에는 북한 문제 대응을 위한 3국 공조, 경제 협력 강화 방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근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서 이어졌던 ‘대만해협’, ‘양안 문제’ 등 사실상 중국을 겨냥하는 발언이 오갔을지 여부에 정치권 이목이 쏠린다. 실제로 동맹 간 군사·경제 전략의 공조 필요성, 중국 견제 의도가 재차 강조됐는지 주목받고 있다.
특히 박윤주 차관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최근 이슈가 된 한미 간 관세 협상 관련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할 기회를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국과 일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상호관세 발효 시점을 오는 8월 1일로 연기하는 관세 관련 서한을 전달받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루비오 장관과의 대화 내용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이날 회의 이후 별도의 한미일 공동성명 발표 가능성도 부상했다. 한미일 외교장관회의는 지난 4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외교장관회의 이후 3개월 만에 재개됐으며,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계기로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개최 이후 처음이다.
한미일 3국은 동북아 및 인도-태평양 지역의 전략 구도를 둘러싸고 긴밀한 협력 의지를 피력했으며, 중국과 북한을 둘러싼 정세 변화에 더욱 능동적으로 대응할 방침을 강조했다. 정부는 앞으로도 3국 간 공조를 확대하면서, 경제·안보 현안별 외교적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