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리창 총리, 北 당창건 80주년 방북”…북중 밀착, 시진핑은 APEC 참석 전망

북·중 양국이 권력 서열 2위인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의 평양 방문을 발표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체제 이후 북중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현장 참석 가능성은 무산됐지만, 중국이 최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함으로써 양국 전략적 협력 강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7일 북한 정부 초청에 따라 리창 국무원 총리가 당 및 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북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 역시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9일부터 11일까지 중국 당정 대표단을 이끌고 조선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 행사에 참석하며 북한을 공식 우호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지난 2015년 노동당 창건 70주년 때 권력 서열 5위 류윈산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을 파견한 바 있다. 이번에는 서열 2위인 리창 총리가 직접 평양을 찾으면서, 최근 북러 밀착 이후 한동안 냉랭했던 북중관계가 조심스럽게 회복 분위기로 전환됐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번 행사에 참석할 수 있다는 기대도 일각에서 제기됐으나 실현되지 않았다. 대신 시 주석은 이달 말 경주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방한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외교 소식통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중국 전승절 행사에 초청받으며 북중관계 개선 신호를 보냈다”며 “중국이 2인자인 리창 총리를 대표로 파견한 것은 북러관계 강화로 인한 '관계 균형' 차원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방중해 리창 총리와 면담한 자리에서, 이번 중국 대표단 파견 문제가 논의됐을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북중관계의 실질적 복원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이번 고위급 방문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모습이다.

북중 양국은 이번 대표단 파견을 계기로, 향후 경제·군사협력 등 종합적 관계 복원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정치권은 오는 9일 시작되는 경축행사에서 양국 고위급 접촉 결과가 향후 동북아 정세와 한반도 외교 구도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