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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아동 그림, ISS 탑승”…보령, 민간 우주시대 교육 혁신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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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아동 그림, ISS 탑승”…보령, 민간 우주시대 교육 혁신 신호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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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이 그린 그림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탑승해 공식적으로 소개되는 시대가 열렸다. 제약기업 보령과 한국과학창의재단이 공동 주최한 ‘Humans In Space Youth’ 대회 수상작 20점이 실려, 지난 25일 AX-4 임무를 통해 우주정거장에 도달했다. 이번 행사에서 미국 우주비행사 페기 윗슨은 ISS에서 대한민국 어린이의 그림을 직접 소개하며 “상상력이 미래 우주 탐사의 원천”이라고 평가했다. 업계는 ‘민간주도 우주탐사 교육’의 방향성을 제시한 역사적 계기로 본다.

 

보령은 5일 연세대학교 미래교육원에서 ISS와 실시간 연결해 우주비행사와 어린이들이 직접 교감하는 생중계 행사를 열었다. HIS Youth 대회 초등부는 ‘우주정거장에서의 나의 하루’를 주제로 미래 우주 생활상을 자유롭게 묘사했으며, 선정작은 미 항공우주기업 액시엄 스페이스의 AX-4 미션에 탑재돼 ISS에 공식 전달됐다. 대한민국 창작물이 ISS에서 발표된 것은 2007년 우주인 이소연 박사 이후 17년 만이다. 현장에서는 이소연 박사, NASA 우주인 조니 킴 등 글로벌 우주계 인사들이 영상을 통해 축하와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국내 청소년의 창작물이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ISS와 직접 연계되는 ‘우주 실증’ 성격을 띠는 게 눈길을 끈다. ISS는 미·러·유럽 등 16개국이 협력해 운영하는 대규모 연구 플랫폼이자, 실제 신약개발, 로봇, 소재 분야 첨단 실험의 거점이다. 이번 사례는 교육, 생명과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를 가로지르는 민간 우주 연구의 확장을 보여준다.

 

특히 초등학생의 작품이 우주임무와 직접 연결되면서 미래 우주 인재 육성의 장이 열린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유럽은 이미 우주정거장 내 학생 실험, 예술작품 전시 등 뉴칼처(New Culture) 프로젝트를 활성화해 창의적 인재 유치와 기술력 저변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를 따라잡으려는 국내 민간기업의 움직임도 본격화되는 흐름이다.

 

한편 행사 현장에서는 그림 소개 스크립트와 작품이 일치하지 않아 초등학생 관객이 직접 바로잡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방청 학생과 학부모는 실제 우주비행사와 영어로 질의응답을 하며, 우주 연구와 임무에 관한 실질적 대화를 경험했다. 전문가들은 “이벤트 수준을 넘어 한국 민간주도 우주 R&D, 콘텐츠 실증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비교에서도 ISS를 활용한 우주 STEAM(과학, 기술, 공학, 예술, 수학) 교육이 신흥 산업으로 부상한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민간기업의 우주 임무 참여와 청소년 현장교육 연계는 미국, 유럽 우주 정책의 핵심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정책 및 규제 측면에서는 우주정거장 접속과 민간 창작물의 공식 임무 탑재 등 실증 절차를 두고 각국이 안전·윤리 가이드라인을 지속 정비 중이다. 국내에서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항공우주청 등 공공기관이 민간 혁신과 안전관리의 균형 정책을 주문한다.

 

정우성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은 “우주 산업은 국가를 넘어 민간과 개인이 주도하는 생태계로 빠르게 확장된다”며 “우주를 향한 꿈과 창의성이 미래 우주 경쟁력의 씨앗”이라고 강조했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우주연계 창작 실증이 실제 사업화와 인재 육성, 기술 저변 확산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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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페기윗슨#국제우주정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