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입법 경험과 법조 내공”…이춘석, 신임 법사위원장 선출로 이재명 정부 입법 드라이브
법사위원장 선출을 둘러싸고 여야가 정면 격돌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핵심 인사 이춘석 의원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신임 법제사법위원장으로 공식 선출됐다. 추경안 등 현안 처리가 시급한 상황에서 민주당의 단독 상임위원장 선출 강행은 야당 견제론과 맞물리며 정치권에 새로운 격랑을 예고하고 있다.
이춘석 신임 위원장은 변호사 출신 4선 의원이자 제34대 국회사무총장을 역임한 법조계·정치 전문가다. 1963년 전북 익산 출생으로 1988년 사법시험을 통과하고, 군법무관 복무 후 지역 변호사 활동을 거쳐 2008년 18대 국회에 입성했다. 당내 원내부대표, 대변인,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을 두루 맡았고,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위원단 민주당 대표를 담당하는 등 굵직한 현안에서 존재감을 보여 왔다.

이춘석 위원장의 법사위와의 인연도 깊다. 18대부터 현재까지 법사위원회 활동을 이어오며 입법·법안 심사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다. 2021년부터 2022년까지는 국회사무총장으로 의회 운영 전반을 아울렀으며, 22대 총선에선 4년 전 패배를 안긴 김수흥 의원을 누르고 지역구에서 재기에 성공했다.
위원장 선출 배경엔 이재명 정부 입법 일정과 30조5000억 원 규모의 추경안 처리가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민주당은 그간 국민의힘과 상임위원장 재배분 협상을 이어갔으나 결렬되자, 27일 본회의 강행을 선택했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6월 임시국회 내 추경안 처리를 위해 반드시 본회의가 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법사위와 예결위 양보 없는 독주, 본회의 협조 어렵다”며 본회의 개최에 거부 입장을 밝혔다. 박성훈 국민의힘 원내대변인 역시 “상임위원장 독점은 사실상 일당 독재와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결국 이날 민주당 단독 표결로 이춘석 법제사법위원장, 한병도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등 상임위원장 임명이 이뤄졌다.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바탕으로 단독 처리를 밀어붙인 결과다. 이에 따라 법사위가 여당 주도로 재편되면서 이재명 정부의 핵심 법안과 예산안 처리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법사위원장 선출을 계기로 민주당 입법 드라이브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상법 개정안 등 주요 법안 심사에서 이춘석 위원장의 리더십과 협상력이 정국 변수로 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날 국회는 상임위원장 선출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으며, 법안·예산 처리를 둘러싼 여야 갈등이 한층 고조됐다. 정부와 민주당은 오는 8월 임시 전당대회와 6월 임시국회 내 추경안 처리 등 남은 현안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