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흔들린 불펜”…KIA·삼성, 7월 잇단 역전패→후반 판도 불안
찢기는 듯한 9회말, 벤치와 관중석에는 아쉬움과 탄식이 뒤섞였다.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7월은 불펜 난조라는 그림자를 떨칠 수 없었다. 리드를 지키지 못한 경기의 여운은 승부의 흐름을 바꿔놨고, 팬들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두 팀 모두 5할 승률에 머물렀다.
KIA 타이거즈는 최근 11경기에서 1승 10패라는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22일 LG 트윈스전에서는 8회말 6득점으로 극적인 역전에 성공했지만, 9회에만 5점을 허용하며 7-9로 패했다. 이어진 23일 경기에서도 7회 동점, 연장 10회에 2실점을 내주며 무릎을 꿇었다. 24일 경기에서는 0-0 균형을 깨지 못하다 8회 8점을 대량 실점하며 힘없이 무너졌다.

KIA의 9회 이후 역전패는 올 시즌 총 3차례로, 10개 구단 중 가장 높았다. 특히 7월에만 9회 이후 역전패가 3번 이어지며 팀 전체 사기가 흔들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KIA는 28일 NC 다이노스와의 트레이드를 단행해 김시훈과 한재승을 영입했지만, 주전 야수 최원준, 이우성, 홍종표를 내주는 아픔도 안았다.
삼성 라이온즈 역시 7월 들어 7회 이후 3차례나 역전패를 당했다. 27일 kt wiz전에서는 3-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9회 4실점, 사사구 5개를 내주며 뼈아픈 패배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6회까지 앞섰던 경기를 놓치는 사례도 잦아졌다.
삼성의 불펜진은 주축 투수들의 부상과 부진이 겹쳤다. 김재윤, 임창민은 이탈했고, 오승환도 1군 복귀가 늦어졌다. 불펜으로 보직을 옮긴 백정현, 최지광도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으며, 마무리 이호성 역시 경험 부족의 숙제를 안았다.
전체 7회 이후 역전패에선 두산 베어스가 10회로 최다, 삼성 라이온즈는 9회로 그 뒤를 이었다. 불펜 평균자책점에서도 KBO 10개 구단 중 키움 히어로즈가 6.61로 가장 높았고, KIA가 5.22로 9위, 삼성은 4.75로 8위를 기록했다. 반면 SSG 랜더스가 3.41, 한화 이글스는 3.59로 마운드 안정감을 보였다.
7월에 무너진 불펜은 KIA와 삼성의 후반기 순위 경쟁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무엇보다 팬들은 아쉬움과 응원을 담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흔들리는 마운드 위에서 선수들의 고민이 깊어질수록, 경기장의 여름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