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XRP 2.65달러 전망도 ‘조건부’”…머스크 AI 예측에 시장, 연말 돌파 가능성 저울질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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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11월 말, 가상자산 시장에서 리플 XRP(엑스알피)의 향후 가격 경로를 둘러싸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글로벌 암호화폐 매체 타임스 타블로이드(Times Tabloid)는 XRP가 연중 가장 주목받는 변곡점에 진입했다며,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인공지능 모델 그록(Grok)이 제시한 가격 시나리오까지 더해지면서 단기 돌파 가능성과 조정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논쟁은 연말 유동성 축소와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변화라는 거시 환경 속에서 전개되고 있어, 단순 기술적 분석을 넘어 구조적 변수에 대한 해석이 요구되는 국면으로 평가된다.

 

보도에 따르면 XRP는 11월 말 반등 이후 2달러 초반대에서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몇 주 동안 가격 변동성이 점차 압축된 가운데 기관 자금 유입이 늘어나고, 토큰이 핵심 지지선을 방어하며 주요 저항선에 근접하자 시장 참가자들의 시선이 단기 방향성 탐색에 쏠리고 있다. 현지 시장 분석에서는 “최근 일봉 기준 거래량 증가와 단기 모멘텀 개선이 확인되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지난 일주일간 1.95∼2.28달러 사이에서 박스권 등락을 반복하며 조정 폭이 좁혀졌다는 점이 강조됐다.

리플 XRP(엑스알피) 12월 돌파 여부 주목…머스크 AI 전망에도 변수 남아
리플 XRP(엑스알피) 12월 돌파 여부 주목…머스크 AI 전망에도 변수 남아

이 같은 기술적 국면 속에서 머스크의 AI 챗봇 그록이 내놓은 가격 전망이 투자자 관심을 자극하고 있다. 타임스 타블로이드에 따르면 그록은 2025년 12월 1일 기준 XRP 가격 목표를 2.65달러로 제시하면서, 현재 수준의 거래량이 유지되거나 확장될 경우 상단 시나리오로 3.20달러까지 열려 있다고 답변했다. 외신은 “AI 모델이 종합한 수치가 일부 강세론보다 보수적인 편에 속한다”면서도, AI 예측 자체가 단기 투자 심리에 영향을 주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AI 전망과 별개로 시장 내 다른 분석 기관들은 서로 다른 시각을 내놓고 있다. 인도 기반 거래소 코인디씨엑스(CoinDCX)는 연말 모멘텀이 강화될 경우 XRP가 2.85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다소 낙관적인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반면 데이터 분석 플랫폼 코인코덱스(CoinCodex)의 기술 모델은 단기적으로 2달러 초반대 박스권 유지를 기본 가정으로 두며 보다 신중한 접근을 유지하고 있다. 모델별 가정과 변수 설정이 크게 엇갈리면서, 전망치 간 편차가 확대되는 흐름이 드러난 셈이다.

 

기술적 관점에서 외신들은 공통적으로 2.50달러 선을 단기 분수령으로 지목한다. 보도에 따르면 그록이 제시한 2.65달러 목표를 달성하려면 우선 2.50달러 저항을 상향 돌파하고, 그 위에서 거래량이 동반 확장되는 것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엘리엇 파동 이론이나 가격 채널 분석을 적용하는 일부 기술 지표는 “저항 상단 돌파 이후에도 추가 매수세 유입이 유지돼야만 추세 전환이 확인된다”고 경고한다. 반대로 거래량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가격이 1.90∼2.00달러 구간으로 되밀리며 지지선 재확인 과정에 들어갈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과정에서 거래량이 가장 핵심적인 결정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국제 금융 인프라에서 진행된 제도 변화도 XRP 전망과 맞물려 주목을 받고 있다. 글로벌 결제 시스템 전반에 적용되는 메시징 표준 ISO 20022 전환이 11월 말 완료되면서, 국제 송금과 은행 간 결제에서 데이터 형식과 메시지 구조가 표준화되는 기반이 마련됐다. XRP 지지층 일각에서는 이 전환이 토큰 기반 결제의 제도적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기대를 거듭 밝혀 왔다. 그러나 외신들은 “금융기관이 실제로 XRP와 같은 토큰을 결제 수단으로 도입하지 않는다면 ISO 20022 전환이 가격에 장기적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으며, 표준화 자체와 실질 채택 사이의 간극을 지적했다.

 

외신 보도를 비판적으로 검토한 분석에서는, 최근 기사들이 가격 목표와 기술적 조건에 과도하게 초점을 맞추면서 보다 구조적인 요인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짚는다. 구체적으로는 글로벌 시장 유동성, 각국 규제 환경 변화, 미국 달러 유동성 축소 가능성,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 약화 등 거시 변수들이 XRP 가격 형성에 미치는 영향이 기술적 논의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졌다는 평가다. ISO 20022 전환이 향후 디지털 자산 활용을 위한 제도적 신호로 작용할 여지가 있지만, 실제 기관 자금의 가시적 유입이 동반되지 않을 경우 가격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AI 기반 가격 전망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그록과 같은 AI 모델이 과거 가격 데이터, 온체인 지표, 거래량 패턴을 학습해 수치를 제시하더라도, 데이터 구조와 모델 가정, 그리고 예측 이후 갑작스러운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오차가 크게 벌어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규제 발표, 대형 거래소 이슈, 거시경제 지표 발표 등 비정형 이벤트는 모델 예측에 선반영되기 어렵기 때문에, AI 전망치는 참고 지표로만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관점의 차이도 뚜렷하다. 단기 돌파 가능성을 강조하는 쪽은 11월 말 이후 나타난 거래량 증가와 모멘텀 개선, 그리고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위험선호 회복 조짐을 근거로 든다. 이들은 “기술적 저항을 연속적으로 돌파할 경우 알고리즘 트레이딩과 파생상품 포지션 청산이 겹치면서 상방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경계론자들은 연말로 갈수록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유동성이 줄어드는 계절적 요인, 주요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 여파,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가능성을 이유로 들며, 암호화폐와 같은 고위험 자산이 다시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 이들은 차트 기반 신호보다 매크로 환경과 범시장 리스크가 가격 경로를 좌우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향후 전망은 복수의 조건에 따라 갈리는 구조를 보이고 있다. 기술적 분석 진영에서는 XRP가 2.50달러 상단에서 안착하고 거래량이 꾸준히 확대될 경우 그록이 제시한 2.65달러, 그리고 일부 강세론이 언급하는 2.80∼3.20달러 상단 시나리오가 열릴 것으로 본다. 반대로 글로벌 유동성 여건과 위험선호가 제약적인 환경이 지속되면, 2달러 초반대 박스권 등락이 계속되거나 1.90달러 안팎 지지선 재확인 움직임이 반복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분석가들은 글로벌 리스크 요인과 기관 수급 흐름, 각국 규제 모멘텀이 XRP뿐 아니라 디지털 자산 시장 전반의 방향성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번 연말과 내년 초가 중장기 추세 전환 여부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국제사회와 투자자들은 머스크의 AI 전망이 제시한 숫자가 실제 시장 가격과 어떤 괴리를 보이게 될지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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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rp#엘론머스크#그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