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정, 임기 9개월 만에 중도 사퇴”…윤석열 내란 의혹 수사 속 검찰총장 퇴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연루 의혹이 정치권을 강타한 가운데, 심우정 검찰총장이 임기 9개월 만에 중도 퇴진을 결정했다. 검찰개혁을 중심으로 한 인적 쇄신과 특검 수사, 여야의 격돌이 정국의 주요 분수령으로 부각되고 있다.
심우정 검찰총장은 지난달 30일 사의 의사를 밝히고, 7월 2일 대검찰청에서 퇴임식을 치를 예정이다. 임기를 시작한 지 9개월여 만에 임기 2년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된 그는 1일 오후 공식 입장문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 체제 아래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를 뼈대로 한 개혁정책이 추진되고, 법무부와 대통령실 주요 인사가 교체되는 상황에서 심 총장의 퇴진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심 총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혐의 의혹과 관련된 인물로, 현재 조은석 특별검사팀의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조은석 특별검사는 “사초를 쓰는 자세로 수사 논리에 따라 직을 수행하겠다”고 밝혀, 내란 음모 및 계엄 명분 조작 사건의 실체 규명에 의지를 드러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최근 심 총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했으며, 이에 따라 정치권의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심 총장이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과 도·감청 방지용 비화폰으로 두 차례 통화했다는 의혹뿐 아니라, 자녀 특혜 채용 논란 등 복수의 의혹을 들어 특검 수사를 요구하며 강하게 사퇴를 압박해왔다. 이와 달리 일각에서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 독립의 가치 훼손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심 총장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되기도 했다.
심 총장은 주요 당·정 인선이 마무리되는 시점을 기다려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당초 오광수 전 민정수석 교체와 맞물려 차관 인사 직후 사의를 밝히려 했으나, 오 전 수석의 부동산 의혹 등으로 계획이 지연되다가 신임 이진수 차관 임명과 동시에 사퇴 일정을 공식화했다. 이날은 검찰의 국정기획위원회 대상 업무보고가 예정된 날이기도 해 조기 퇴진 배경에 여러 해석이 뒤따랐다.
이로써 심우정 총장은 1988년 검찰총장 임기 2년제 도입 이후 16번째 중도 퇴진 사례가 됐다. 앞서 김오수, 채동욱, 김준규, 한상대, 김수남 등 역대 총장들 역시 국면별 ‘검찰의 정치화’와 각종 의혹 속에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검찰총장 임기제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재확산되고 있다.
심 총장이 1일 발표할 공식 입장문과,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의혹을 둘러싼 조은석 특검팀 수사의 향방에 정치권은 긴장감을 보이고 있다. 여야는 탄핵과 수사 확대를 놓고 격렬하게 맞서고 있으며, 총장 사퇴 여파가 검찰개혁 국정과제와 수사기조, 나아가 민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정치권은 임명권자의 인적 쇄신과 특검의 수사 결과에 따라 향후 정국 주도권이 가려질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