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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A 조 부회장 작심 발언”…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 시설 문제→등급 유지 흔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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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A 조 부회장 작심 발언”…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 시설 문제→등급 유지 흔들리나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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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장대비에 젖은 테니스 코트, 선수 라운지의 천장에서는 물이 뚝뚝 떨어졌고, 관중석 곳곳에서 깊은 한숨이 번졌다. 코리아오픈 현장은 하루아침에 대회의 품격과 선수 안전, 그리고 국제대회로서의 위상을 되짚는 계기가 됐다.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의 현실은, WTA 투어를 비롯해 테니스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적지 않은 질문을 던졌다.

 

조 부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코리아오픈이 500 등급에 오르기 위해선 필요한 여러 가지 조건을 아직 충족하지 못한다”며 문제의식과 쓴소리를 이어갔다. 실제로 센터코트 내 비좁은 공간, 선수용 라커룸의 화장실 부족, 협소한 의료 공간 등은 선수들이 경기 전 집중력을 다지는 데 적지 않은 불편으로 작용했다. 선수 체력단련실의 운동기구와 룸의 규격 또한 세계 대회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점도 지적됐다.

“시설 미달 지적”…WTA 조 부회장, 올림픽공원 코트 개선 촉구 / 연합뉴스
“시설 미달 지적”…WTA 조 부회장, 올림픽공원 코트 개선 촉구 / 연합뉴스

눈여겨볼 점은 다른 아시아 투어 대회들과의 비교다. 조 부회장은 “중국 베이징, 우한, 닝보 대회는 등급 승격 당시 수십억 원을 투자해 시설 업그레이드에 나섰고, 모두 개폐식 지붕을 갖췄다”고 언급했다. 반면, 한국은 삼성, KIA 등 세계적 기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노후된 시설이 선수와 팬 모두에게 아쉬움을 남긴다. 센터코트와 야외 코트 사이의 코트 스피드 역시 다르게 설계돼,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현실적 문제도 함께 드러났다.

 

대회 등급 유지 여부에 대해서 조 부회장은 “궁극적으로 WTA의 판단에 달려 있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운영 상황과 시설 환경이 등급 유지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통계로 보면, 아시아 지역 WTA 500 시리즈 상당수는 대회 등급 승격을 계기로 전체 관중 수와 국내 테니스 인프라 수준이 동시에 개선된 전례가 있다. 

 

한국 측도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올해 5월부터 대한테니스협회와 협의해 보수 범위를 정하고, 8월 선수 및 국제기구 요구를 추가 반영해 공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선수 탈의실 리모델링, 샤워실 및 라커룸 보수는 이미 진행됐고, 2026년 대회를 앞두고 관련 시설을 전면 교체하기로 협의했다는 점도 공개했다. 

 

장대비 속 테니스코트의 현실은 냉정한 비판과 실질적 변화를 촉구했다. 팬들과 선수들이 꿈꾸는 무대 위에서, 경기와 땀방울을 제대로 담아낼 공간이 갖춰지기까지 남은 시간이 필요하다.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의 다음 변신은 2026년 대회를 앞둔 한 해, 그 약속의 시작에서 다시 빛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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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부회장#코리아오픈#올림픽공원테니스코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