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스마트폰과 치질 위험”…화장실 습관이 헬스케어 산업 흔든다

강민혁 기자
입력

스마트폰 사용 습관이 일상 속 건강 문제까지 관여하고 있다. 최근 미국과 영국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화장실 내 스마트폰 사용이 치질 등 항문 질환 발생 위험을 최대 46%까지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 기기가 확장한 디지털 라이프스타일이 의도치 않은 건강 위협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헬스케어 산업의 기존 예방 패러다임에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버드 의대 출신 소화기내과 전문의 사우라브 세티 박사는 “배변 시 스마트폰을 보면 무의식적으로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직장 정맥 압력이 올라가 치질 위험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화장실 체류 시간은 5분 이내로 제한하고, 억지로 힘을 주기보다는 복식호흡 등 장을 자연스럽게 자극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에서 성인 12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서는,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집단이 비사용 집단보다 치질 발생 위험이 최대 46%까지 증가하는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연구를 주도한 트리샤 파스리차 박사는 “SNS와 미디어, 모바일 게임 콘텐츠가 배변 시간을 길게 만들고, 결국 항문 주변 혈류가 정체돼 혈관이 부풀면서 치질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해석했다.

 

스마트폰을 포함한 휴대기기 사용이 생활 패턴 전반을 좌우하는 디지털 헬스 시대에, 단순 정보 접근성을 넘어서 개인의 건강 행태 관리가 새로운 의료 시장의 키워드로 부상한 흐름도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배변 시간 제한, 스마트폰 화장실 반입 금지, 무리한 힘주기 자제 등 행동 습관 변화가 치질 예방의 실질적 방어책이라며, 식이섬유 섭취와 수분 보충 등 기초 생활습관 개선과 연계한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글로벌 원격의료·디지털 치료제 분야에서는 이미 행동 변화 유도를 위한 모바일 앱, 습관 교정 플랫폼들이 경쟁적으로 등장 중이다. 반면 국내 의료계는 모바일 기기 이용에 따른 부작용 및 데이터 활용 윤리 문제 등에 대한 논의가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어, 건강관리 신기술과 사회적 합의 간 간극 해소가 과제로 지적된다.

 

의료 IT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일상 디지털 기기 사용이 건강 상태에 영향을 끼치는 사례가 늘며, 앞으로 IT·바이오 융합 솔루션 도입이 보편화될 것”이라며 “단순한 기기 사용 자제가 아니라, 매뉴얼화된 행동 개입 프로그램이 공공 의료서비스에 채택될 가능성도 있다”고 제언한다. 산업계는 이번 연구를 계기로, 디지털 라이프 시대의 생활습관 교정 및 건강관리 시장 확장 전망에 주목하고 있다.

강민혁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스마트폰#치질#사우라브세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