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협업 기대에 7% 급등…펩트론, GLP-1 모멘텀에 변동성 확대
코스닥 대형 바이오주 펩트론이 글로벌 비만 치료제 협업 기대감에 7%대 급등세를 보이며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GLP-1 계열 비만·당뇨 치료제와 퇴행성 뇌질환 파이프라인,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이전 가능성이 맞물리며 단기 수급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연구개발 성과를 둘러싼 기대와 함께 적자 구조·레버리지 수급 리스크가 공존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19일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오후 1시 6분 기준 펩트론 주가는 33만4,000원으로 전일보다 7.05% 상승했다. 장 초반 29만8,000원까지 밀렸다가 34만5,000원까지 치솟는 등 일중 변동 폭이 컸고, 거래량도 30만 주를 웃돌며 평소 대비 수급이 뚜렷하게 집중됐다. 코스닥 시가총액 5위권에 위치한 대형 바이오주로 지수와 바이오 테마 수급 영향을 함께 받지만, 이날 흐름은 비만 치료제와 글로벌 제약사 협업 이슈에 따른 개별 재료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펩트론[08701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119/1763525621582_651312673.jpg)
주가 레벨 측면에서 보면 펩트론은 최근 한 달간 27만1,500원 안팎에서 33만 원대 중반으로 올라서며 약 20% 중후반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저점은 24만1,500원, 고점은 34만5,000원으로, 코스닥 바이오 섹터 강세 속에서 시장 평균을 웃도는 탄력성을 보여줬다. 6개월로 시계를 넓히면 5월 말 22만 원대에서 현재 수준까지 50% 이상 오른 셈으로, 중기적으로 우상향 추세가 비교적 뚜렷이 유지되고 있다.
기술적 흐름도 우호적이다. 최근 20거래일 기준 20일선은 약 28만 원, 60일선은 28만9,000원 안팎에 형성돼 있으며 현재 주가는 이들 이동평균선을 모두 상향 돌파한 상태다. 10월 중순 글로벌 증시 조정 국면에서 25만 원대 중반까지 밀린 뒤 27만~29만 원대 박스권을 형성하며 에너지를 축적했고, 11월 중순 이후 30만 원대를 회복하며 단기 상향 레벨 전환을 시도하는 구도로 기술적 반등이 강화되는 양상이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엇갈린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최근 공시 기준으로 외국인은 11월 12일 약 7만3,000주 순매수를 기록한 날을 제외하면 대체로 매도 우위를 나타냈고, 최근 6거래일 누적 기준으로는 약 8만8,000주 순매도다. 반면 기관은 같은 기간 약 8만7,000주를 순매수하며 외국인 매물을 상당 부분 받아냈고, 개인투자자는 이들 양 매매 주체와 반대 포지션을 취하는 구조로 추정된다. 최근 구간에서 외국인 매도가 강화될 때 주가가 단기 조정을 받았고, 기관 매수세가 유입될 때 급등이 나타나는 패턴이 반복된 만큼 향후에도 기관 수급 방향이 단기 주가 방향성을 좌우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섹터 내 상대 위치를 보면 펩트론은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코오롱티슈진, 휴젤 등과 함께 코스닥 바이오·제약 대표주로 분류된다. 이날 등락률 기준으로 펩트론은 약 7%대 상승을 기록한 반면, 알테오젠은 3%대 하락, 코오롱티슈진은 4%대 하락, 휴젤은 1%대 하락을 보이며 동종 업계 다른 종목을 크게 앞서는 강세를 나타냈다. 시가총액은 약 7조 원대로 추정되며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보다는 작지만 코오롱티슈진, 휴젤보다는 큰 편이다. 외국인 지분율은 7%대 수준으로 알테오젠과 에이비엘바이오(각각 10%대 초중반)보다 낮고, 휴젤(50%대 중반)과 비교하면 상당히 보수적인 편에 속한다.
재무와 밸류에이션을 보면 전형적인 임상·플랫폼 바이오 기업의 특징이 뚜렷하다. 연간 기준 매출액은 2022년 58억 원에서 2023년 33억 원, 2024년 32억 원 수준으로 아직 규모가 크지 않고 2025년 이후 실적 전망도 불확실성이 크다. 분기 기준으로는 2024년 2분기 5억 원, 3분기 6억 원 등 한 자릿수 억 원대 매출에 그치는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분기마다 -30억~ -50억 원 수준 적자가 지속되며 영업이익률이 -200%에서 -700% 사이를 오가는 구조다. ROE도 최근 연간 기준 -20% 안팎, 분기 기준으로는 -20% 후반에서 -60%대까지 떨어지며 자기자본 수익성이 부진한 상태다. 다만 부채비율은 연간 10%대, 분기 기준 10~90% 수준에 머무르고 당좌비율이 1,000%를 크게 상회하는 등 단기 유동성 지표는 양호한 편으로 평가된다. 적자 상태라 PER 산출이 의미를 갖기 어렵고, PBR은 동종 업계 평균 대비 높은 편이어서 현재 밸류에이션은 실적보다는 기술력과 향후 기술 수출 시나리오에 대한 기대가 선반영된 구조로 해석된다.
최근 한 달간 주가를 끌어올린 가장 큰 요인은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업 기대다. 시장에서는 펩트론의 약효 지속형 플랫폼 스마트 데포가 일라이 릴리의 차세대 GLP-1 비만 치료제 파이프라인에 적용될 수 있다는 관측을 주목하고 있다. 방송과 온라인 리포트 등을 중심으로 월 1회 투여 제형, 오토인젝터 공동 연구와 같은 표현이 반복 언급되면서 기술 검토 마무리 시점을 12월 전후 이벤트로 보는 시각이 확산됐다. 아직 정식 기술이전 계약이나 마일스톤 공시는 나오지 않았지만 계약 성사 시 글로벌 GLP-1 시장에서 K바이오 핵심 파트너로 부각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투자 심리에 강하게 작용하며 기대와 경계가 동시에 반영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두 번째 축은 GLP-1 비만·당뇨 치료제와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등 펩트론 파이프라인에 대한 평가 변화다. 시장과 여러 분석 자료에 따르면 펩트론은 펩타이드 공학과 약효 지속화 기술을 기반으로 GLP-1 계열 비만·당뇨 치료제 PT403, 파킨슨병 치료제 PT320, 전립선암 치료제 PT105, 항암 항체·ADC 후보 PAb001 등 다수 후보 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주 1회 투여 중심이던 기존 GLP-1 주사를 월 1회 제형으로 바꾸는 재제형 기술과 1개월 이상 약효를 유지하는 장기 지속형 제형 기술이 부각되며, 단일 파이프라인 기업이 아닌 플랫폼 기술 보유사로서의 인식이 강화되는 모습이다. 글로벌 GLP-1 비만 치료제 시장 성장세가 가팔라지는 환경에서 차별화된 제형 기술은 향후 기술 수출이나 공동 개발 과정에서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요소로 거론된다.
세 번째로 11월 초·중순에 집중된 개별 이벤트와 국내 테마 수급이 단기 급등을 촉발했다. 11월 7일에는 성조숙증·전립선암 치료제 루프원 상업생산 개시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가 두 자릿수 급등을 기록했다. 그동안 연구개발 단계에 머물던 일부 파이프라인이 실제 제품 생산과 매출로 연결되는 단계로 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고 다른 후보 물질 상업화 가능성에도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됐다. 이어 11월 12일에는 미국 비만 치료제 관련주 강세가 코스닥 바이오주 전반으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펩트론이 GLP-1 비만 치료제 테마 대표 종목으로 다시 부각되며 10% 이상 상승했다. 11월 19일 장중에는 변동성완화장치가 발동될 정도로 주가가 급등했고, 기관 순매수가 집중되면서 단기 수급이 강하게 붙는 양상이 관찰됐다.
네 번째로 신용·레버리지 수급과 과거 파이프라인 리스크도 변수로 꼽힌다. 11월 초 기준 펩트론은 코스닥 스탁론 보유 상위 종목으로 여러 차례 언급됐고, 60억 원대 중반 수준 스탁론 잔고가 유지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매수가 단기 변동성을 키우는 구조를 형성해 상승 구간에서 수익률을 확대시키는 반면, 조정 시에는 손절·반대매매 물량이 한꺼번에 출회될 여지도 크다는 의미다. 9월 말에는 표적항암 항체치료제 후보 PAb001-ADC 기술이전 계약 종료 및 권리 회수 공시로 30만 원선이 한 차례 붕괴된 바 있다. 이 여파로 ADC 파이프라인은 다시 초기 단계로 돌아갔다는 인식이 남아 있으며, 현재 주가가 GLP-1 비만 치료제와 스마트 데포 플랫폼 기대에 상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여전히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다.
테마 관점에서 펩트론은 GLP-1 비만 치료제 관련주이자 치매·파킨슨 등 신경퇴행성 질환 치료제, 약물 전달 시스템·펩타이드 의약품 플랫폼주로 동시 분류된다. 최근 한 달간 시장 민감도가 가장 높았던 재료는 GLP-1 비만 치료제와 글로벌 빅파마 협업 이슈로, 바이오 섹터 전체가 약세를 보인 날에도 펩트론이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는 경우가 잦았다. 반면 ADC, 희귀질환, 치매·파킨슨 파이프라인은 중장기 성장 스토리를 뒷받침하지만 아직 매출과 이익으로 본격적으로 연결되지는 않은 만큼 단기 테마 모멘텀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동일 업종 비교에서 펩트론의 강점은 스마트 데포 플랫폼 기술력과 글로벌 파트너십 기대, 대형 바이오주로서의 시가총액 규모다. 일부 경쟁사가 특정 파이프라인에 집중된 구조인 것과 달리 펩트론은 GLP-1 비만·당뇨, 신경질환, 항암제 등 여러 적응증에 플랫폼을 적용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어 라이선스 아웃과 공동 연구 기회가 다양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수익성은 업계 내 약한 축에 속한다. 매출 규모에 비해 연구개발비와 판관비 부담이 크고 ROE도 동종 기업 대비 낮은 수준에 머물기 때문이다. PER는 적자로 산정이 어렵고, PBR은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성장 기대가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는 평가도 있다. 시장에서는 향후 주가가 기술 수출 계약 여부와 상업화 속도에 따라 크게 재평가될 수 있는 구조로 보고 있다.
전망과 관련해 단기적으로는 31만~32만 원대 지지 여부가 관건이다. 최근 형성된 단기 매물대가 이 구간에 몰려 있는 만큼 기관 수급이 유지되고 글로벌 협업 관련 기대 뉴스가 이어질 경우 34만~35만 원대 재차 돌파 시도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반대로 일라이 릴리와의 계약 기대가 지연되거나 스탁론 등 레버리지 비중 조정이 진행되면서 30만 원선이 이탈할 경우 28만 원대까지 조정 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병존한다.
중기 6개월 시계에서는 실제 기술 수출 계약 공시 시점과 규모, 루프원 매출 가시성, 주요 파이프라인 임상 진전 등이 주가 레벨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보수적인 시나리오에서는 계약 시점 지연과 추가 적자 확대 가능성을 반영해 20만 원대 후반~30만 원 초반 박스권을 염두에 두는 시각이 있고,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의미 있는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과 매출 성장 확인 시 30만 원대 중후반 이상 재평가 구간이 열릴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다만 이러한 수치는 시나리오 기반 점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투자 판단은 개별 투자자의 위험 성향과 전략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는 무엇보다 높은 변동성과 이벤트 의존도를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펩트론은 적자 구조가 이어지는 만큼 기술 수출, 계약, 임상 결과 등 단일 이벤트에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할 소지가 크다. 일라이 릴리와의 협업이 시장 예상보다 늦어지거나 조건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단기간에 쌓인 기대 프리미엄이 빠르게 되돌려질 수 있고, 신용·스탁론 비중이 높은 특성상 급락 시 반대매매·손절 물량이 추가로 쏟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임상·바이오 산업 특성상 임상 실패, 추가 자금 조달, 규제 변화 등 예측하기 어려운 리스크가 상존하는 만큼, 단기 급등 구간에서 레버리지 비중을 높이기보다는 보유 비중과 손실 허용 한도를 명확히 정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시장에서는 향후 기술 수출 성사 여부와 물질 상업화 속도에 따라 펩트론의 밸류에이션과 주가 흐름이 크게 갈릴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