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번의 추억 김다미, 청춘의 낭만과 격정”…신예은·허남준·김정현 4색 감성→캐릭터 서사 폭발
밝은 미소로 입장하던 김다미는 모범 안내양 고영례 역을 통해 금세 극의 분위기를 띄웠다. 점차 깊어진 눈빛으로 주경야독의 현실과 가족을 돌보는 선택까지 그려, ‘백번의 추억’의 첫 회에서 청춘의 푸르고 짙은 감정선을 완성했다. 신예은, 허남준, 김정현까지 저마다의 결이 살아있는 연기로 1980년대 젊음의 땀과 설렘을 밀도 있게 전해주었다.
김다미가 그려낸 고영례는 하루하루 버스 안내양 생활 속에서도 대학 진학의 꿈을 놓지 않았다. 남몰래 각종 자격증에 도전하는 열정 어린 대사와, 무임 승차 승객에게 끝까지 책임감을 보이는 성실함으로 극의 현실 공감을 높였다. 단짝 서종희를 위해 자신이 불리해지는 상황도 스스로 만들어내는 ‘은또’ 캐릭터 면모와 설렘 어린 첫사랑의 시작, 모두가 고영례의 입체적인 매력으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신예은이 선보인 서종희는 기죽지 않고 자기 주장을 또렷이 펼치는 ‘본투비 걸크러시’ 청춘 그 자체였다. 억울한 상황에서 단호하게 친구를 돕고, 자신의 비밀도 내어주는 단단한 속내가 진한 우정의 가치를 드러냈다. 특히 “나중에 선생님 월급으로 갚아라. 너는 나에게 더 큰 행복을 줬다”는 대사는 시청자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다.
허남준의 한재필은 부유하지만 가족 문제로 복합적인 감정을 안고 살아간다. 권위적인 아버지에 휘둘리며도 동생에게는 따뜻하고, 영례를 위협에서 지켜낸 순간에는 보호자의 얼굴도 빼앗기지 않았다. 첫사랑의 긴장감과 상처 입은 청춘의 내면까지 담아내며, 초반부터 ‘첫사랑 서사’의 주역으로 부상했다.
정현 역을 맡은 김정현 역시 존재감을 뚜렷이 했다. 친근한 오빠 친구이자 영례의 집을 드나드는 자유로운 청년으로, 장난스러운 말투 너머로 영례를 응원하는 다정한 태도와 진심을 녹여냈다. 숨겨진 진심과 유쾌함 사이에서 김정현의 입체적인 연기는 섬세한 남사친 캐릭터의 매력을 배가시켰다.
이처럼 네 배우는 각자의 색채로 시대를 관통하는 우정, 성장, 첫사랑의 감정을 한 폭의 드라마처럼 펼쳐냈다. 시청자들은 밝음과 진지함이 오가는 유년 청춘의 무게에 점점 빠져들고 있다. 토요일 밤 10시 40분, 일요일 밤 10시 30분 방송되는 ‘백번의 추억’이 앞으로 어떤 향연을 보여줄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