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선 하늘이 더 파랗다”…34도 더위 속 포항 여름 명소로 피서객 몰려
여름 햇살이 도시를 덮는 계절, 요즘 포항을 찾는 발걸음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뜨거운 한낮이 두려운 시간이라 여겨졌지만, 지금은 바다와 계곡, 그리고 그 주변의 문화공간들이 사람들의 피서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
29일 오전 11시, 포항의 기온은 이미 31도를 넘어섰다. 정오 무렵이면 34도까지 오를 전망이다. 외출을 망설이게 만드는 더위지만, 한낮을 피해 일찍 움직이거나 실내외 공간을 적절히 오가는 여행객들의 모습은 여전히 눈에 띈다. 거센 자외선 경보에도 불구하고 SNS에는 포항송도해수욕장의 시원한 파란 바다와 가족 물놀이 인증샷, 한적한 하옥계곡 바위에 기대어 발을 담그는 모습들이 줄을 잇는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모두 ‘보통’과 ‘좋음’ 수준으로 대기 질은 쾌적한 편. 실외 활동이 가능해지자 바닷가 해변은 물론, 하옥계곡 등 한적한 숲속 계곡 명소까지 찾는 이들이 늘어났다. 더위를 피해 일상의 템포를 조절하는 모습에서, 자연과 교감하려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새삼 느껴진다.
전문가들은 “뜨거운 여름, 안전한 실외 환경과 다양한 활동 공간이 피서지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며 “특히 가족 단위 여행객의 경우 얕은 수심의 해변과 숲 그늘, 실내 문화 공간까지 한 도시에서 모두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포항의 강점”이라고 표현했다. 국립등대박물관처럼 시원한 실내에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의 인기도 꾸준하다.
호미곶에서는 ‘상생의 손’ 앞에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인생 사진을 남기는 풍경도 쉽게 볼 수 있다. 커뮤니티에는 “햇살이 워낙 강해도, 파도 소리와 경치 덕에 더위가 잊혔다”는 가벼운 체험담, “호미곶의 일출보다는 한 낮의 탁 트인 바다가 더 기억에 남는다”는 솔직한 반응들이 이어진다.
누군가에게는 오어사의 적막한 숲길이, 또 다른 이에게는 시원한 등대박물관의 전시실이 더할 나위 없는 휴식터다. 무더운 날씨가 이어져도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계절을 즐기며 쉼의 균형을 찾는다.
결국 피서란 장소가 아니라, 나에게 잘 맞는 장소와 방식을 찾는 작은 모험이다. 작고 소소한 선택이지만, 언제나 그 안에 새로운 계절의 리듬이 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