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칩, 엔비디아 독주 흔든다”…오픈AI-브로드컴 협력에 칩 시장 재편 신호
현지시각 4일, 미국(USA) 소재 인공지능(AI) 기업 오픈AI(OpenAI)가 2025년 초 자체 개발한 AI 칩 생산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오픈AI는 브로드컴(Broadcom)과의 협업을 통해 주문 규모만 13조9000억 원에 달하는 맞춤형 칩 ‘XPU’ 공급 계약을 확보한 것으로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이번 조치는 AI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Nvidia) 중심의 경쟁 구도에 변화를 예고하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공급망 전략 재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오픈AI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연산 수요와 함께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지난해부터 브로드컴과 맞춤형 칩 개발에 착수했다. XPU라는 명칭이 시사하듯, 기존 GPU의 한계를 극복한 독자 아키텍처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 내부 사용에 초점을 맞춰 당장 외부 판매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브로드컴 호크 탄 최고경영자(CEO)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대규모 커스텀 AI 칩 생산 주문이 이미 확보됐고, 내년 제품 출하에 자신하다”고 밝혔다.

글로벌 테크 업계는 최근 자체 AI 칩 설계 경쟁이 한층 격화되고 있다. 브로드컴은 이미 구글(Google)과 TPU 개발을 공동 추진하고 있으며, 아마존(Amazon)과 메타(Meta) 등도 베타 테스트와 양산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투자은행 HSBC는 “내년 브로드컴 커스텀 칩 부문 성장률이 엔비디아 GPU 사업을 앞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브로드컴 주가는 올해 들어 30% 이상 오르며, AI 인프라 시장 내 점유율 확대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
이 같은 AI 칩 공급망 다변화 움직임은 미국 IT 기업의 데이터센터 인프라 전략 전환과도 직결된다. 오픈AI 샘 올트먼 CEO는 “GPT-5 등 최신 모델 수요에 대응해 5개월 내 컴퓨팅 자원을 2배로 확대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맞춤형 칩 개발이 단순 원가 절감 차원을 넘어, 자사 서비스 최적화와 미래 AI 생태계 주도권 확보를 위한 ‘무기’로 평가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FT, CNBC 등 주요 미국 경제지는 “AI 하드웨어 시장이 엔비디아, 인텔 중심의 양자 구도를 벗어나 새 패권 경쟁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엔비디아 독점에 맞서는 대체 수단이 속속 현실화하면서 대형 IT 기업 중심의 AI 전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앞으로 AI 칩 산업 내 빅테크 기업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오픈AI의 독자 칩 생산 선언이 글로벌 공급망 환경에 어떤 파장을 남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