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임신부 타이레놀 논란”…식약처, 자폐증 위험 검토 착수
IT/바이오

“임신부 타이레놀 논란”…식약처, 자폐증 위험 검토 착수

한채린 기자
입력

임신 중 해열진통제인 타이레놀 복용이 태아의 자폐증 발생 위험과 연관될 수 있다는 논란이 제기되면서 산업 및 규제 당국에 적잖은 파장이 미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최근 임산부의 아세트아미노펜(해열진통제 성분) 복용과 신경학적 질환 사이 상관관계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도 국내 판매 중인 관련 제품에 대한 안전성 검토에 착수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논의를 임산부 진통제 시장 규제 변곡점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아세트아미노펜의 대표 제품인 타이레놀은 국내외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해열진통제 중 하나다. 현재 국내에서만 아세트아미노펜 단일 및 복합제 허가 의약품은 1300여 개에 달한다. FDA는 최근 "최근 몇 년간의 연구에 따르면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복용과 자폐증 및 ADHD(주의력결핍과다행동장애) 발생률 사이에 상관관계 가능성이 시사된다"고 밝혔으나, 명확한 인과관계는 입증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관련해 미국 정부는 아세트아미노펜 제품의 라벨 변경 절차에 착수하고, 전국 의료진들에게 임산부 복용 주의 안내 서한을 발송했다.

기존 임산부 진통제 시장에서 아세트아미노펜은 '가장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나, 최근 연구들은 복용과 소아 신경학적 질환과의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는 통계적 상관관계(association)를 일부 보인다. 다만 과학적 논쟁은 진행 중이다. 타이레놀 제조사 켄뷰는 "10년 이상 이뤄진 대규모 연구에서도 아세트아미노펜과 자폐증 사이 신뢰할 만한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FDA와 미국 정부의 발표 등에 대해 관련 업체에 자료 제출을 요청하겠다고 밝혔으며, 국내외 임상 및 안전성 연구 결과를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임신 중 발열 치료에 현재까지 허가된 유일한 일반의약품"이라는 FDA 설명처럼, 임산부의 고열 방치가 오히려 태아에 위험을 미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 FDA, 유럽 EMA(의약품청), 일본 후생노동성 등 각국 규제당국이 임산부 진통제 임상·제도 변화를 둘러싼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특히 라벨링 강화, 사용 가이드라인 재조정 움직임이 현실화될 경우, 임산부 대상 의약품 시장 전반에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임산부 약물 복용에 대한 안전성 기준 재정립 논의가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는 최종 안전성 검증 및 정책 결정이 향후 시장과 임상 가이드라인을 크게 바꾸는 분수령이 될 수 있을지 주시하는 분위기다. 기술과 윤리, 산업과 제도 간 균형이 새로운 성장의 조건이 되고 있다.

한채린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식약처#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