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특별한 희생엔 특별한 보상”…김영록 전남지사, 국회서 국비 증액 총력전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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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예산을 둘러싼 지역과 중앙 정치의 힘겨루기가 다시 가열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인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내년도 국비 증액을 위해 국회를 찾아 여야 예결 라인 설득에 나섰다. 내년 총선을 앞둔 정국에서 지역 현안 패키지를 한꺼번에 띄운 행보라 정치권 이목이 쏠린다.

 

전라남도에 따르면 김영록 전라남도지사는 19일 국회를 방문해 2026년도(내년) 국가 예산 편성을 앞두고 전남 주요 현안 사업에 대한 국비 지원 확대를 요청했다. 그는 여야 지도부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핵심 인사들을 잇따라 만나 전남의 핵심 전략산업을 뒷받침할 예산과 입법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영록 지사는 먼저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를 만나 전남 주력 산업과 직결된 핵심 의제를 집중 제시했다. 그는 국립 김산업 진흥원 설립을 비롯해 통합대학교 국립의과대학 2027학년도 정원 배정, 재생에너지 자립도시 특별법 연내 제정, 석유화학·철강산업 특별법 제정, 전남 에너지·해양 특화도시 특별법 제정 등을 건의했다. 해양·에너지·기초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이른바 전남형 성장동력 패키지를 구체적 입법과 예산으로 연결해 달라는 요구다.

 

이어 김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과의 면담에서 SOC와 신산업·복지 인프라 예산을 보다 세밀하게 설명했다. 그는 핵심 사회간접자본 사업을 포함해 국립 김산업 진흥원 마스터 플랜 수립, 인공지능 첨단 축산업 융복합 밸리 조성, 디지털 기반 자원순환 시범산업단지 구축, 국립트라우마 치유센터 전남센터 유치, 전남 갯벌생명관 건립 등 구체 사업을 나열하며 예결위 차원의 뒷받침을 요청했다.

 

김영록 지사는 이 과정에서 중앙정부의 국정 기조와의 연계도 내세웠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께서 약속한 '특별한 희생엔 특별한 보상' 기조에 맞춰 전남이 지속가능한 성장 발판을 마련하도록 각별한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가 기간산업과 에너지·환경 정책에서 전남이 부담해온 역할을 상기시키며, 에너지 전환과 산업 재편 국면에서 중앙정부 차원의 보상과 투자를 촉구한 셈이다.

 

정치권에선 전라남도가 해양·에너지·농축산·환경 산업을 묶어 예산과 법안을 동시에 밀어붙이는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국립 김산업 진흥원과 AI 첨단 축산업 융복합 밸리, 자원순환 시범산업단지 등은 지역 농어업·제조업과 직결된 생계형 사업인 동시에, 정부가 강조해 온 탄소중립·디지털 전환 기조와도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재생에너지 자립도시와 에너지·해양 특화도시 특별법 제정 요구는 향후 대규모 민간 투자와 규제 특례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된다.

 

다만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 과정에서는 여야 간 재정 건전성 공방과 타 시도와의 형평성 논란이 남은 변수로 거론된다. 수도권과 타 광역단체들도 지역 SOC와 전략산업 예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전남 사업이 얼마나 반영될지는 향후 예결위 소소위 논의에서 갈릴 전망이다.

 

전라남도는 국회 예결위 심사 막판까지 여야 의원 개별 접촉을 이어가며 현안 사업 당위성을 설명할 계획이다. 국회는 연말까지 내년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전남 지역 사업에 대한 구체 편성 규모를 확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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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전남지사#김병기원내대표#한병도예결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