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정제유 흐름 통제된 허상”…러시아 보고 중단에 대북 제재 무력화 우려→국제사회 촉각
정치

“정제유 흐름 통제된 허상”…러시아 보고 중단에 대북 제재 무력화 우려→국제사회 촉각

권혁준 기자
입력

축축하게 드리운 긴장감 속에서 유엔과 국제사회는 북한을 향한 정제유 흐름을 살피고 있다. 그러나 2025년에도 신고된 양은 수면 아래 감춰진 실체를 온전히 드러내지 못했다. 6월 4일까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공식 통계에 의하면 올해 북한에 정식으로 신고된 정제유 반입량은 단 1만9천904배럴, 즉 연간 50만 배럴 수입 한도의 불과 4%에 그치는 규모였다. 이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크게 줄었으며, 실상은 ‘통제’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투명성을 잃고 있다.

 

공식 통계의 부재는 주로 러시아의 지속적인 보고 중단에서 비롯됐다. 러시아는 작년 1월 약 1만5천 배럴의 정제유 반입 이후 추가로 실제 공급량을 국제사회에 고지하지 않고 있다. 중국만이 올해 1월과 2월 각각 1만4천385, 5천519배럴을 신고했지만, 이러한 수치로는 북한 내 연료 사정의 실상을 가늠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러시아의 비협조는 지난해 3월 한 달 동안만 미국이 의심한 16만5천 배럴 공급설과도 맞닿아 있으며, 외부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정제유 흐름 통제된 허상
정제유 흐름 통제된 허상

다국적 제재 모니터링팀이 최근 처음 공개한 보고서에도 러시아의 공급 내역과 실제 반입 사이의 괴리가 언급됐다. 공식 제재는 장벽으로 남아 있으나, 공급의 흐름은 국경 저편에서 비공식적으로 유지되는 모순이 깊어졌다. 북한에 정제유를 공급하는 국가는 매달 의무적으로 공급량을 보고해야 하지만, 현재 그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이처럼 투명성과 신뢰에 금이 간 제재 시스템에 대해 국제사회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향후 유엔을 필두로 한 서방 국가들은 대북 제재의 실효성 제고와 모니터링 체계의 강화, 그리고 책임 있는 보고 체계 수립을 위한 논의에 본격 돌입할 전망이다.

권혁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러시아#북한#정제유